여리고 성의 정복을 앞두고 여호수아의 마음은 천근만근이었다. 이스라엘 200만 대군을 이끌 수령의 임무를 맡은 책임자로, 처음 치를 큰 싸움을 앞두었기 때문이다. 가나안의 중심도시이면서 난공불락(難攻不落)으로 소문 퍼진 이 견고한 성을 공격하는 뜨거운 전쟁 임무였다. 벌써부터 여호수아는 완전무장을 갖추고 빈틈없는 자세로 걸어갔다. 비범하게 보이는 군인 하나가 눈에 잡힌다. 모습이 특이했다. 누구의 편인가 대뜸 물었다. 여호와의 군대 대장으로 왔다는 것이다. 여호수아는 급히 꿇어 엎드렸다. 네 발에 신을 벗으라는 명령까지 이어 내린다(수5:15). 시내산에서 모세에게 내리신 바로 그 말씀이다. 

완전 무장한 군대의 대장이 군화를 홀랑 벗는다. 맨발의 총사령관! 꼴불견이다. 아예 노예로 강등시킨 것이다. 이 처량한 모습으로 싸움에 나서야 했다. 전략과 전술 모두 하나님이 친히 짜셨다. 여호수아는 군중의 앞자리에 버티어 서서 성을 쳐다볼 뿐이다. 하루에 한 번씩 돌고 일곱째 날에는 일곱 번 돌았다. 입은 꼭꼭 다물라 하신다. 나팔 소리만 우렁차게, 강렬하게 불어댔다. 그리고 외쳤다. 그것만이 그들 군사가 한 일 전부다. 작은 돌 하나도 던지지 않았는데… 여리고 성은 와르르~~ 와르르 무너진다. 이 광경을 맨 앞에서 똑바로 본 여호수아는 하나님 한 분만 믿는 예리한 신앙으로 조각되었다. 하나님이 하신 말씀만 오직 보화로 저장하여 깊이, 깊이 간직했다.

“강하고, 담대하라.” “오직 강하고, 극히 담대하여”(수1:6-7). 이 말씀이 그에게 강력한 무기였고 기술이었고 신비한 승리 비결이었다.

예루살렘 왕을 비롯한 다섯 왕이 대 연합군을 형성하여 공격해 왔을 때다. 선제공격을 해 왔지만, 여호수아는 언제나 기습공격이다. 밤새도록 올라가서 갑자기 공격했다. 하나님의 음성을 품고 간 걸음인지라 조금도 주저할 수 없었다. 판세는 벌써 기울어진다. 적들이 도망치는 비탈길에서 하늘에서 우박이 벼락같이 떨어진다. 칼에 죽은 자보다 우박에 죽은 수가 더 많았다. 여호수아는 겁 없이 명령한다. 하늘의 태양아, 머물라! 소리친다. 태양은 더 이상 기울지 않고 꼼짝 않고 서서 찬란한 빛을 쏟는다. 시간이 지나자 달이 제시간에 맞춰 동쪽 하늘에 솟아오른다. 해와 달이 하늘에 둥둥 떠 있는 광경이다. 찬란한 영광이다. 이럴 수가 있을까? 성경은 이렇게 전해준다. “여호와께서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신 이 같은 날은 전에도 없었고 후에도 없었나니 이는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싸우셨음이라”(수10:14). 여호수아는 여호와께서 싸우시는 전쟁에서 하나님의 도구였을 뿐이다. 자기 자랑인 신발까지 벗으면서.

모세가 요단강까지 인도한 이스라엘을 백성을, 거기서 여호수아를 후계자로 삼아 인수하였고 그는 약속된 땅에서 땅 분배를 마치고 하늘나라로 아름답게 가셨다. 후계자를 정하지 않고 여호수아는 그냥 간 것이다. 신기한 일이다. 무책임한 처사가 아닌가?

지금은 성령님께서 각자를 임명하신다. 그중 하나가 당신이다. 모세와 여호수아의 대를 이어 당신에게 그 사명을 통째 맡겨 주셨다. 반드시 출애굽 시켜야만 한다. 마귀의 종 된 백성을 구출하는 작전이다. 모세와 여호수아 같은 인물은 분명 못되어도, 두려움은 전혀 없다. 모세와 여호수아가 의지한 그 하나님을, 우리 다 같이 믿기 때문이다. 할렐루야!  

 

이동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