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길이 어디인지 알아보고 그리로 행하라
하나님의 설계도

종교개혁자들은 성경의 중요한 내용들을 주제별로 선별하여 질문하고 답하는 대화 형식의 신앙 교육 교재를 작성했다. 칼빈의 제네바 요리문답(1542년), 독일의 칼빈주의 개혁자 자카리아스 우르시누스가 작성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1563년), 웨스트민스터 총회가 작성한 소요리문답(1648년)과 대요리 문답(1648년)이 그것이다. 종교개혁 시대에 탄생한 가장 중요(요)한 교리(리)에 대한 질문(문)과 대답(답)의 형식이 요리문답서들이다.
그 중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1563년)은 청교도 개혁운동의 신학이 본격적으로 발전되기 전에 탄생했고,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와 요리문답이 나오기 80년 전에 탄생했다. 그러므로 종교개혁 신학의 변질의 위험성이 적은 요리문답이라고 할 수 있다. 크게 3부분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는데, 1문의 질문은 “살아서나 죽어 사나 당신의 유일한 위로는 무엇입니까?”로 시작되는데, 답을 하다가 멈칫, 망설여지기도 하는 강력함을 담은 질문이다. 답은 다음과 같다. “살아서나 죽어서나 나는 나의 것이 아니요, 몸도 영혼도 나의 신실한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그의 보혈로 나의 모든 죗값을 완전히 치르고 나를 마귀의 모든 권세에서 해방하셨습니다. 또한 하늘에 계신 나의 아버지의 뜻이 아니면 머리털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도록 나를 보호하시며, 참으로 모든 것이 합력하여 나의 구원을 이루도록 하십니다. 그러하므로 그의 성령으로 그분은 나에게 영생을 확신시켜 주시고 이제부터는 마음을 다하여 즐거이 그리고 신속히 그를 위해 살도록 하십니다.” 
머리털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도록 나를 보호하시며, 참으로 모든 것이 합력하여 나의 구원을 이루도록 하시는 하나님을 위해 살겠다는 다짐이 질문의 정답이다. 
부패한 종교적 현실에서, 참된 개혁을 위해 목숨을 내 놓았던 그들의 의지가 강력하다 못해 처절하다. 그렇게 살지 않으면 죽겠다는 각오라고도 보여진다. 그런데 선조들의 신앙 역사를 보면, 언제나 죽음과 삶의 갈림길에서 선택을 하는 일이 주어졌다. 일사각오의 자리는 오늘날 우리가 사는 시대라고 하여 결코 다르지 않다. 신앙의 길은 구약의 엘리야, 예레미야, 요나가 겪은 죽고 싶은 상황이나 신약의 바울이 마주한 죽음의 상황이 다르지 않다. 오늘 내가 예수님이 주신 환경과 상황가운데 때론 애통하고 아파하는 것 또한 다르지 않다. 시대적 차이가 있겠지만 성경이 인도하는 좁은 길은 영원히 한 길이다. 구약의 신앙인들은 그에 맞는 환경과 싸우며 주의 길을 갔고, 신약의 인물들은 또 그에 맞는 시대적 상황에 맞는 연단과 성장의 길을 걸어갔다. 오늘 우리가 당하는 길은, 신구약 어디에도 없는 길이 아니라 오늘 우리 시대에 맞게 계획하고 구성한 하나님의 설계도이다. 이상한 일 당하는 듯이 소란을 피우거나 떨며 두려워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가 할 일은 말씀을 기준한 영적성장의 원리를 따라 성실하게 우리를 인도하시는 성령의 지도하심에 묵묵히 순종하면 된다.
 
 
무너져 가는 교회를 세울 때  
예장통합총회가 전국의 담임목회자 1135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의 목회실태와 향후 전망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던 지난 3월과 4월 교회 10곳 가운데 4곳은 현장예배만을 드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예배와 현장예배를 병행한 곳은 21% 온라인예배로 대체한 곳은 19%로 조사됐다. 대면예배가 재개됐지만 주일 참석 교인 수는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60%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헌금도 줄었다. 70% 가까운 교회가 헌금이 감소했다고 답했고, 이들 중 53%는 20-40%까지 헌금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60%까지 줄었다는 교회도 17%에 달했다.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는 듯 목회자들은 코로나사태가 가져온 교회의 어려움으로 교인들의 주일성수 인식과 소속감 약화(39%), 재정의 어려움(20.8), 다음세대 교육(15.3), 온라인 시스템 구축(10.1) 등을 꼽았다. 향후 한국교회는 어떻게 변할까.
출석교인 수 감소와, 소형교회 상황 악화, 교회학교 학생 수 급감 등 주로 부정적 상황에 대한 응답률이 높게 나왔다. 목회자 두 명 중 한 명(49.2)은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출석교인 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교인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은 5.3%에 그쳤다. 교인감소 폭은 평균 19.7%로, 응답자의 24.5%는 30% 이상 감소할 걸로 예상했다. 교인 수가 회복되는 데는 28.4%가 6개월 이내, 33%는 6개월에서 1년은 걸릴 것으로 판단했지만 18%는 회복이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교회가 향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주제로는 예배 본질에 대한 정립과 교회중심의 신앙에서 생활신앙 강화, 교회의 공적 역할, 온라인 시스템 구축과 콘텐츠 개발 등을 꼽았다. (2020,06,15일자 노컷뉴스 참조)
모든 상황이 낙관적이지 못하다. 적어도 우리 눈에 보기엔. 교회가 힘을 잃어버리면 나라와 민족도 쇄하게 되어있다. 기도하지 않는 민족, 빛을 따르는 이들이 없는 사회가 어찌 흥할 수 있겠는가. 신앙은, 말씀이 선포되고 성도의 교제가 있고 하나님나라의 확장을 위해 충성할 수 있는 교회중심으로 모여야 한다. 구원의 문이 되어야 할 교회가 세상에 의해 힘을 잃으면 교회의 공적역할은 갈수록 어려워진다. 다음세대를 길러내야 할 교회의 사명은 무너질 뿐이다. 교회를 살리려면 성도들은 교회에 모여 거룩한 예배자로 더욱 굳건해야 한다.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일에 더 충성해야 한다. 쓰러져 가는 내 집을 세워달라고 하신 주님의 명령에 온 삶을 바친 성 프랜시스처럼, 쓰러져 가는 한국 교회를 위해 든든히 빛으로 서야 할 때다.
주님의 말씀을 들어보자.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너희는 길에 서서 보며 옛적 길 곧 선한 길이 어디인지 알아보고 그리로 행하라 너희 심령이 평강을 얻으리라 하나 그들의 대답이 우리는 그리로 행치 않겠노라 하였으며”(렘6:16).
선한 길로 가길 원하시는 주님의 부름에, 누군가는 그리 행치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이 있고, 거룩함을 사모하며 나 자신을 쳐서 복종하는 자리, 누군가의 길을 비춰주는 헌신과 사랑의 자리, 그곳에 가야 심령이 평강을 얻는다고 주님은 말씀하신다.

 
 
당신을 위한 기도
지금 이 순간,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 토마스 아퀴나스, 아빌라의 데레사, 주기철 목사님과 같은 영적 거인들이 나와 우리의 교회를 위해, 이 나라 민족을 위해, 신학교와 목회자들을 위해, 성도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상상해 보라. 그분들은 과연 어떻게 기도할까. 혹 우리가 마음 깊이 숨겨 놓은 욕망 가득한 무언가를 위해 간구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의 영혼이 잘되기를, 삶에 거룩한 축복이 있기를, 한 영혼이라도 더 구원받기를, 거룩한 뜻을 정하여 정진하는 이들이 많아지기를 간절히 주님 보좌 앞에서 간구할 것이다.
주기철 목사님이 옥중에서 목숨 바쳐 간구한 그날의 기도가, 오늘 우리 삶에 순결한 향연으로 다시 울려 퍼져야 한다. 선한목자이신 주님께로 가는 길은 절개 있게 나아가야 한다.
“소나무는 죽기 전에 찍어야 푸른 것이고, 백합화는 시들기 전에 떨어져야 향기롭습니다. 이 몸도 시들기 전에 주님 제단에 드려지길 바랍니다. 어떤 이는 나에게 왜 괜한 일로 목숨을 거느냐고 말합니다. 또 다른 이는 가족 생각은 않고 자기 의지만을 주장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친구는 이제 적절히 타협하고 먼 훗날을 기약해서 한걸음 물러서자고 합니다.
나 어찌 죽음이 무섭다고 주님을 모른 체 하겠습니까? 죽음의 권세를 이기게 하여 주옵소서. 기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죽음이 두려워 의를 버리며 죽음을 면하려고 믿음을 버린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러나 주님을 위하여 열백 번 죽음은 좋지만 주님을 버리고 백년, 천년 산다 한들 그 무슨 삶이리오! 오, 주여! 이 목숨을 아끼어 주님께 욕되지 않게 하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