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에서 ‘우리는 무엇을 사랑하는가’라는 주제로 ‘2019 베리타스 포럼’이 열렸다. 1992년 하버드대학에서 시작돼 지금까지 북미와 유럽의 200여개 대학에서 2000회 이상을 개최했다. 참된 진리(베리타스)인 기독교 정신을 찾기 위해 인생의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토론하는 모임이다.
강연자는 북미 지성계에서 활발한 연구와 저술활동을 펼치고 있는 기독 철학자 제임스 스미스 미국 칼빈대 교수였다. 그는 유럽 현대사상에 기초해 성 어거스틴에서 아브라함 카이퍼에 이르는 신학적 문화비평 전통을 발전시킨 신학철학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을 처음으로 방문한 그는 460여명의 학생과 일반인 앞에서 포스트모던 시대의 욕망과 습관, 사랑에 관해 이야기했다.
 
 
예배의 대상

강연자는 “우리의 갈망은 무엇인가를 예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예배와 예전(禮典)의 대상은 돈, 섹스, 권력, 명예, 지식 심지어 우리의 헌신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이 자신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지 물어야 합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하나님은 사람에게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다(3:11). 그래서 피조물인 사람은 창조주 하나님을 예배하지 않으면 다른 무엇인가를 예배하게 된다. 문제는 하나님 외에 다른 것을 예배하면 진정한 만족과 안식을 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스미스 교수는 “누군가를 알고 싶다면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보다 무엇을 사랑하고 있는지 알아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 자신의 정체성 중심에 있는 사랑이 우리가 누구인지 말해줄 것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예를 들면 SNS에 자주 올리는 어떤 테마나 취미생활이, 아니면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어떤 습관이 자신의 정체성(identity)을 말해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사람들이 무언가를 습관적으로 사랑하곤 한다. 습관은 무의식적이며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가운데 무엇인가를 사랑하도록 만든다. 이 때문에 우리가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도 모를 수가 있다. 습관이 올바른 본성이 되도록 만들어가야 한다.” 그는 습관을 예배 및 예전과 연결하고 있다. 예전은 세례식이나 성찬식과 같이 하나님의 은혜가 내리는 통로를 의미하는데, 여기서는 현대인들이 습관적으로 행하는 조작행위를 의미한다.
스미스 교수는 “당신이 집중하고 있는 그 무언가가 예전이라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사회는 우리가 묵상이나 기도하기보다는 번잡함을 사랑하도록 수많은 예전을 제공한다”고 했다.
현대인들은 스마트폰, 컴퓨터, 태블릿, TV 등의 예전을 통해 자신의 애정과 욕망을 표출하고, 다른 사람들의 동의를 얻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이 시대에는 작은 기계 조작 행위를 통해 자신을 다른 무엇보다 더 사랑하도록 하는 자기중심적 습관이 심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SNS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촬영해 보여주고 공감을 유도하고,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생기는 감정들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이렇게 많이 자주 소통한다고 하는데도 이상한 것은 최근 20~30대 사이에서 우울증과 공항장애자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물질과 권력, 세상적인 애정과 욕망은 절대로 진정한 만족과 안식을 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하나님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나님이 아닌 다른 것을 예배하는 자의 비참함과 공허를 직시하라.

 
하나님을 예배하라

1960년대 마릴린 먼로와 쌍벽을 이룬 에반스 콜린은 어느 날 갑자기 배우생활을 청산하고 화려한 할리우드를 떠났다. 은퇴 기자회견에서 가장 인기 있을 때 떠나는 이유를 묻자, “저는 지금 깊은 사랑에 빠져 있습니다. 그 깊은 사랑에 헤어날 줄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할리우드를 떠납니다.”라고 답했다. 청중들은 환호성을 치며, 그 행운의 남자가 누구인지 물었다. “그분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분은 저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제 삶의 주인이신 예수님을 위해 살고자 이제 선교사 학교에 들어가려 합니다.” 선교사 학교를 졸업하고 선교사와 결혼해서 아프리카로 떠났다. 그렇게 7년간 아프리카 선교를 하고 안식년 차 잠시 미국에 왔던 에반스 콜린에게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물었다. “자매님, 할리우드의 영광과 명예를 버리고 선교사로 떠난 것이 후회되지는 않습니까? 정말 행복합니까?”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후회라뇨? 이 선교사의 자리는 영국 여왕의 자리와도, 미국 대통령의 자리도 절대로 바꿀 수 없습니다. 하나님을 의지하고 살기 때문에 언제나 제 마음은 기쁠 뿐입니다.” 그녀는 하나님을 아는 것이 올바로 사는 길이요 참행복의 길이라고 당당하게 고백하며 다시 선교지로 떠났다.
“하나님께 가까이함이 내게 복이라. 내가 주 여호와를 나의 피난처로 삼아 주의 모든 행적을 전파하리이다”(시편73:28). 하나님 없는 인생은 세상의 모든 행복의 조건들을 다 가지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신기루에 불과하다.
어떤 신()을 예배하는가가 극명한 차이를 만들어낸다. 어떤 요구나 명령도 없이 우리에게 자신을 내어주며 희생하시는 하나님은 자기성찰과 참회라는 고백의 예전을 통해 스스로 정직해질 기회를 주고 계시다. 하나님은 스마트폰과 SNS를 통해 습관적으로 세상을 예배하고 있는 우리에게 ‘너는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으신다. 우리에게 은혜를 주기 위해 속삭이고 계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자.
그러나 우리가 어디서 하나님을 제대로 알 수 있도록 각성시키는 진리를 들을 수 있으랴. 무엇이 회개해야 할 죄이며, 버려야 할 어두움의 행실인지 분명하게 깨닫게 하는 진리를 원한다. 오랜 가뭄 끝에 늦은 비를 기다리듯 타는 목마름으로 예수님의 사랑을 갈망하고 기대하자.  “오! 주여, 제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비록 매순간 입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내 심장이 뛸 때마다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 하나님, 당신을 사랑하면서 고통 받도록 또 고통을 받으면서 당신을 사랑할 수 있도록 은총을 내려주소서. 나의 구세주여 나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혔으니 주여, 이토록 당신을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도록 저를 여기에 두시니, 저로 하여금 당신을 사랑하며 또한 그것을 느끼며 죽어갈 수 있도록 허락하여 주소서.(요한 마리 비안네)
우리의 신앙과 세상을 향한 가치관에 괄목할 만한 변화가 일어나게 하라. 이 여름, 우리 영혼에 진정한 만족과 안식을 주시는 하나님의 음성, 말씀, 진리를 찾아 떠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