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결이 그리운 시대
   
쾌락과 이기주의, 음란
대한민국은 지금 음란으로 물들고 있다. 뉴스에 연일 오르내리는 연예인들뿐 아니라 사회면의 기사들도 음란에 뒤덮여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은 음란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을 지나치게 키워놓았다. 성인, 어린이와 청소년들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동영상과 사진 등으로 콘텐츠를 접할 수 있게 됐다.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음담패설이 난무하는 시대, 왜곡된 성 인식은 날로 악화하고 증가하는 성범죄로 이어진다.
미국에서는 마약보다 무서운 것이 일명 ‘야동’이라 불리는 포르노 동영상이라고 한다. 미국 남성의 88%가 야동을 보고 있고 복음주의 젊은이들이 야동을 보는 비율도 무려 80%다. 교회 안에서조차 혼전순결은 거의 무너졌고 성에 대해서만큼은 젊은이들에게 있어 보수와 진보에 큰 차이가 없다. 여기에 동성애가 추가된다고 해서 젊은이들이 정서적으로 크게 반발하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이러한 일들이 우리 그리스도인들과 교회를 이어가야 할 다음세대들에게도 예외가 될 수 없으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가 하면 한국의 장로회신학대학교(장신대)에서는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에 징계 받은 신학생들이 최근 ‘징계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하는 등 동성애 논란은 한국과 미국의 신학교까지 깊숙이 침투해 있다.
이러한 가치관을 가진 이들이 교회의 지도자가 되고 사회의 일원이 되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인권과 개인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밟고 설 것이며, 이를 부추기는 마귀는 더 강력하게 역사할 것이다.
거룩한 결혼으로 가정의 영적질서를 세우며 다음세대를 양육해야 하는 이들이 쾌락과 이기주의가 빚은 사회 속에서 순결을 가벼이 여기고, 결혼에 대해 부정적이고 회의적으로 변한다.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고 자신들의 삶을 즐기며 산다고 말한다. 또 결혼 후에도 오래참지 않고 쉽게 이혼을 한다. 모두가 이기적이고 불순하다. 하나님의 말씀과는 거꾸로 가고 있다. 자기 육신에 좋은 대로만 하려고 한다. 악의 물결은 휘몰아치는데 교회도 큰 대안이 없다. 시대를 탓하며 하나님께 맡긴다는 선한 명분으로 방관해야 할까. 

거룩한 소망
오늘 교회는, 진리 때문에 목숨 바쳐 개혁을 하던 이들이 사라지고, 시대에 타협하고 순응하며 명예와 물질 앞에 비겁해지는 현실이다. 세상의 어둠과 죄악은 교회의 몫이 아닌 그들의 몫이라며 정죄하고 내 교회와 내 안위만 챙긴다. 교회의 강단과 목회자의 빛은 흐려지고 성도들도 빛과 소금의 맛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하나님은 창세 이후로부터 어둠의 옷을 벗고 거룩함을 입으라고 계속 말씀 하신다. 죄와 싸우라고 하신다. 이기라고 하신다.
노아의 때와 같이 죄가 창궐하여 넘쳐나는 시대이기에, 하나님은 더 간절함으로 거룩하고 순결한 꿈을 꾸는 이들을 찾으실 것이다. 어둠을 물리쳐야 하고 빛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성경의 많은 선지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진리에 의해 인도되는 삶을 사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시대를 보며 하나님의 마음을 읽게 될 것이고, 하나님의 꿈이 나의 소원이 되길 바랄 것이다.
그래서 기독교 역사 2천년이 지나오는 동안 수많은 이들이 신앙의 정절을 지키며 목숨 바쳐 순결의 꽃을 피웠고, 거룩한 삶을 지향하며 세상을 거슬러 가는 길을 선택했다. 그런 분들의 거룩한 희생과 헌신이 교회의 역사를 이어왔고 하나님 나라를 확장시켜 왔다.
순결이 무너지고 쾌락이 일상이 된 시대, 가족이 쉽게 해체 되고, 세 쌍 중 두 쌍이 이혼한다는 현실에서, 하나님의 목마름은 절실하고 안타깝기만 하다. 하나님의 마음을 위로해야 할 그리스도인들조차 깨지고 해체되고, 정과 욕심에 빠져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지 못한다. 
그럼에도 어느 시대나 등불 하나를 높이 들고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은총을 입은 이들이 있다. 하나님은 그들을 통해 주의 나라를 세워 가신다. 내가 그 사람이 되길 소망한다. 

누이여, 천국에서 만납시다
그들은 고결한 삶, 가치 있는 삶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부부였다. 20세에 순교한 아내는, 16세에 하나님을 위해 동정을 지키며 순결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결혼하고 남편이 될 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편지로 전달한다. 그랬더니 남편 될 이도 한참을 생각하더니 ‘거룩한 삶이니 같이 노력해 봅시다.’라는 답을 해온다. 그렇게 거룩한 목표를 이루고자 합의하에 성적(性的)으로 순결한 삶을 함께 살아간다. 그러다가 신유박해가 일어났고 하나님을 신실하게 믿었던 부부는 각자 옥에 갇히게 되고 모진 고문을 당하게 되었다.
아내는 남편을 위해 간절하게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얼마 후 남편이 죽었다는 연락이 왔다. 그때 아내는 다음과 같은 마음이었다.
"나는 그 소식을 듣는 순간 인간으로서의 슬픔보다는 남편의 행복이 기뻤다. 옥중 고통을 더 안 겪고 죽었다는 행복이 기뻤다. 그러나 그 순간이 지나고 난 다음에 나는 다시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혹시 배교하지 않았는지. 그 짧은 순간에 어떤 준비가 됐는지."
그래서 주님께 기도를 했다. "오, 주여! 그 짧은 순간에 남편은 어떻게 죽음을 준비했습니까? 그 준비는 완벽했습니까?"
기도하지만 마음이 불안했다. 고생을 안 해 봤던 사람이 변절을 하지는 않았는지, 옳게 죽었는지, 그러한 마음을 견딜 수가 없어서 걷잡을 수 없는 고뇌에 빠진다.
저녁때가 되어 남편의 유품을 전달받는다. 어느 주머니에서 작은 쪽지가 발견되었다. 거기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누이여! 나는 그대를 위로하며 격려하노라. 우리 천국에서 다시 만납시다!" 급히 흘려 쓴 남편의 낯익은 글씨였다. 아내는 감격한다. 남편을 위해 불안하며 기도했던 그때 남편은 오히려 나를 위로하며 격려했었단 말인가.
주님께 감사하며 남편의 일생을 회고하는 아내의 글 끝에 이런 말이 나온다.
"천지간에 어디를 돌아봐도 내 마음을 잡을 어떤 것도 이 세상에는 없다. 이제는 생각이 하나 떠올라도 그것은 하나님께 대한 생각이고, 숨을 한번 쉬어도 그것은 주님을 위한 호흡일 것이다." 신앙의 동지요 영적가족이 나누는 거룩한 사랑의 향연이다. 순결하고 향기롭다.
오늘날과 같은 시대에 있어야 할 가정공동체가 아닐까 싶다. 음란으로 물들어가는 시대, 가정이 깨지는 시대, 이기적이고 쾌락적인 시대에 거룩한 가정을 세우고 순결을 목적으로 하는 연합이 주는 의미는 매우 크고도 깊다. 얼마나 큰 하늘의 은총을 받았을까.
나도 오랜 시간 기도하며 소망을 품게 하신 주님이 주신 비전이 있다. 바로 거룩한 목적을 두고 결혼했지만 순결한 삶을 사는 ‘가정 공동체’가 세워지는 꿈이다. 시대를 역행하는 것 같지만 시대에 꼭 필요한 가정이다. 이러한 가정들이 많이 세워져서 빛으로 번져가길 또한 소원한다. 순결함으로 불순함을 이기는 기쁨을 맛보는 이들이 많아지길 바래본다. 나아가 이 땅에, 하나님의 창조질서가 바르게 정의되고, 거룩함과 순결을 향한 소망의 깃발을 들어 올리는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풍성하길 소망한다. 그 일에 지혜와 용기를 주시기를 기도한다.
천국이 소망이 되는 사람들, 순결을 사모하는 젊은이들, 거룩한 목표로 하나 되는 가정의 부부, 영적인 가치관이 뚜렷한 목회자, 선한 그리스도인들이 이 땅에 피어나길 기도한다.
천지간에 어디를 돌아봐도 내 마음을 잡을 어떤 것도 이 세상에는 없는 사람들. 이제는 생각이 하나 떠올라도 그것은 하나님께 대한 생각이고, 숨을 한번 쉬어도 그것은 주님을 위한 호흡인 사람들이, 이 땅을 보며 낙망하거나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그날까지 기도하며 소망을 품고 나아가길 간절히 기도한다.
이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