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중독

요즘의 현대 사회에서 중독이라는 단어는 너무나 자연스럽다. 무언가 자신들만의 중독을 가지고 있어야 세련되고 그럴 듯한 사회의 일원이 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빠르게 급변하는 세상, 하루가 다른 풍조에서 벗어나 조촐하게 사는 것은 촌스럽게 여겨지기도 한다. 단순함은 지루해지고 평범함은 인정받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자신을 매료시킬만한 중독을 찾아나서는 사람들은 무언가 눈에 띄는 것을 찾고 싶어 한다. 중독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로 탈바꿈 되어 버리는 것은 아닐까? 아니, 이미 그런지도 모르겠다.

중독이란 말을 들으면 부정적인 생각부터 드는 건 사실이다. 인터넷, 알코올, 도박, , 미디어, 게임, 명품, 성형 등등이 있다. 처음부터 중독현상을 일으키는 건 아니다. 실오라기 같은 작은 관심에서 시작되어 흥미로 바꾸고, 그 흥미로움은 습관적으로 이어진다. 결국 행동하는 데 이르고 차곡차곡 쌓여 중독이라는 자신만의 고유상표가 붙게 된다. 중독은 자신뿐 아니라 가까이 있는 가족들, 속한 집단, 더 나아가 사회나 국가에 영향을 미친다. 독성이 온 몸에 퍼져 감각을 잃어버리듯, 사회의 군중심리도 그렇다. 한 개인에게서 그치지 않고, 사회에 이슈가 되고 유행이라는 이름으로 혹은 문화현상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포장되어 중독에 이르게 한다.

중독이 다 나쁜 것만은 아닐 것이다. 나쁜 영향을 미치는 중독도 많지만, 좋은 영향을 미치는 중독도 있다. 나만의 건설적인 중독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책을 읽는 행위는 건전하며, 독서를 통해 습득한 지식과 지혜는 무궁무진하여 삶에 원동력을 가져다준다. 또한 일정한 시간에 기도하는 것, 하루에 한 가지씩 선행을 하는 것, 웃는 것, 남을 진심으로 칭찬하는 것 등 긍정 바이러스를 일으키는 요소도 찾아보면 셀 수 없이 많다. 좋은 습관은 좋은 사람을 만든다고 했다. 심은 대로 거둔다는 성경의 교훈과 일치하는 것이다. 좋은 습관에만 그치지 않고, 중독 수준에 이르게 된다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자신이 변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주변이 변할 것이다. 사회가 변하고 국가가 변하고 전 세계가 변할 것이다. 선의에 경쟁을 하며, 서로 격려하는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이 온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 하나쯤 변한다고 해서 세상이 변화 되겠어라는 생각을 떨쳐버리고 긍정적인 중독의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어딜 가도 위로받을 수 없고 절망할 수밖에 없어서, 술이나 인터넷 등에 빠진 영혼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 영혼들을 위해 평범한 우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크고 위대한 일보다는 먼저 삶에 작은 변화를 일으키는 것. 그 작은 변화는 순간의 만족을 주는 중독에 빠져있는 영혼들에게 희망과 위로와 사랑을 선물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순간이 지나가면 없어지는 것이 아닌, 보이지 않는 깊은 내면이 바뀌고 삶이 바뀌는, 훌륭한 습관을 넘어 중독자의 위치까지 도달해야 한다.

우리도 처음에는 걸음마 수준이겠지만, 예수님께서 걸어가셨던 대로 따라가다 보면 예수님을 조금은 닮아갈 것이다. 예수님이 사신대로 많이 따라하면 할수록, 노력하면 할수록 나중에는 많이 닮아있을 것이다. 기도하는 모습도, 이웃을 사랑하는 모습도, 하나님의 뜻대로 순종하는 모습도 말이다. 한시도 예수님 없이는 초조해서 손발이 떨리고 결국 병이 들 정도로, 그렇게 열렬히 추구하며 실천해야 할 것이다. “나 예수 중독자 되어야 하겠다.”는 손양원 목사님의 시구가 그래서 더 깊이 와 닿는다.

나 예수 중독자 되어야 하겠다. 술 중독자는 술로만 살다가 술로 인해 죽게 되는 것이고, 아편 중독자는 아편으로 살다가 아편으로 죽게 되나니, 우리도 예수의 중독자 되어 예수로 살다가 예수로 죽자. 우리의 전 생활과 생명을 주님을 위해 살면 주 같이 부활된다. 주의 종이니 주님만 위해 일하는 자 되고 내 일 되지 않게 하자.”

예수님처럼 사셨던 위대한 위인들의 삶을 배우고 본받아서, 그들이 살아간 발자국을 따라 가다보면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자신만의 긍정적인 중독성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하는 내 날갯짓이 볼품없고 초라하게 보일지라도, 결국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시작점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예수님처럼, 성자들처럼, 아름다운 날갯짓을 지금부터 시작하여 거룩하고 아름다운 중독이 나로부터 시작되기를 기도한다.

허윤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