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에 맞아 죽기보다 바늘에 찔려 죽자

 “끊임없이 싸웁시다. 전쟁에서 이길 희망이 없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싸웁시다. 성공이 문제가 아닙니다. 힘을 얻기 위해 싸워야 합니다. 나의 형제들보다 높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장 무서운 적인 나 자신을 이기기 위해 싸워야 합니다.” 

소화 테레사는 내적 투쟁을 위한 끊임없는 싸움에서 큰 고행이나 과격한 행동보다는 자기 만족에 빠지지 않도록 바늘에 찔려 죽기를 원했다. 어리석은 말이나 부당하게 받는 비난을 인내와 사랑으로 순간순간 받아들여 바늘에 찔려 죽기를 원했다. “지극히 작은 일에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 지고 나를 따르라는 주님의 말씀을 좇아 살기를 원했다.

오늘 내일 죽을병은 아니지만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아지면서 나이가 일흔, 팔십이 되도록 사는 것보다 짧은 시간에 많은 고통을 한꺼번에 겪으면서 남은 연단을 받고 천국에 빨리 가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하기 쉽다. 기운은 진하여가고 얼굴에는 주름살이 늘어나고, 눈은 안 보이고, 이도 다 빠진 백발의 노인으로 남의 손을 빌려 사는 것보다 시한부 삶이 훨씬 더 행복해 보인다.

그러나 테레사는 칼에 맞아 죽는 갑작스러운 죽음보다 매일의 삶속에서 자기를 부인하면서 많은 사람의 멸시를 기꺼이 받으며 사는, 바늘에 찔려 죽는 것이 낫다고 했다. 성화는 순간순간 조금씩 찔리는 아픔 속에서 점진적으로 얻어내는 것이다 

40일 철야, 40일 금식을 근사하게 해내는 것보다 날마다 식탁에서 절제를 하고 날마다 잠을 조금씩 절제하며 아무리 속상한 일이 있고 피곤한 일이 있더라도 얼굴에 웃음을 머금고 하루하루를 기쁘게 살아서 바늘에 찔려 죽기를 원했다.

주기철 목사님은 고난과 고통의 시간을 단축하려는 자신의 의지가 있었다면 그것도 주님 앞에서는 말할 수 없는 죄악이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매순간 고난을 인내와 믿음으로 받아들이며 장기간의 고난을 견뎌낼 힘을 달라고 기도하였다 

날마다 죽는 신앙은 휴거성도를 만들어내고, 단번에 목숨 내걸고 죽는 신앙은 순교성도를 만든다면 바늘에 찔려 죽는 삶이 더 대단한 것이다.

중풍병자로 또는 맹인으로써 한평생 남의 손을 빌려 사시는 분들이 잘 참고 인내하면 바늘에 찔려 죽는 삶을 사시는 것이라 생각하니 그분들의 삶이 귀하게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