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교육의 결핍이고 무지함이다. 시골은 대부분 공교육을 제대로 받아 본적이 없는 불학무식자가 많다. 젊은 세대도 초등학교 졸업정도이거나 중졸이다. 지금도 대부분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학업을 그만둔다. 그 이유는 부모들이 교육의 중요성을 아직 모르기 때문이다. 결국 무지가 무지를 대물림하고 있다. 부모가 무식하니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제대로 가르침이 없고 예절을 가르치거나 훈계나 충고조차도 할 줄 모른다. 그래서 도덕적 가치관과 인생관은 상상도 못할 일이고, 자라면 청소년 때부터 본능적으로 살아 갈 뿐이다. 대부분이 다 그렇다.
직접 눈으로 보고 알게 된 사실은, 교육이 결핍된 미개적인 사회 일수록 이기주의와 개인주의가 강하고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이 많이 결핍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런 폐해들은 날마다 눈으로 보고 체험하고 있다. 선교사가 이국의 선교지에서 살아갈 때 바로 이런 환경으로 인하여 힘들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인간은 다양하고 폭넓은 인성교육과 독서를 통하여 사고의 깊이와 폭이 넓어지고, 교양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며 결국 사회에 일원으로 공헌하게 된다. 그러나 너무나 뒤쳐진 캄보디아의 현실을 보면 암담하다.
무지가 신앙적인 면에도 악영향을 미쳐 기독교인이라 해도 영적으로 무지하니, 삶의 방식이 불신자들과 확연하게 구분되어 보이지 않는다. 근본 원인이 교회의 사역자 및 목사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교회안의 성도들에게 영적 신앙적으로 깊이 있고 폭넓게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기독교인의 됨됨이도 영적지도자인 목사에게 어떤 신앙교육을 받았느냐에 달려있다.
지난해 성탄절을 맞이해서 현지인 교회들을 관심 있게 살펴보니 내적인 의미를 지향하기 보다는 그저 동네 잔치하듯이 춤과 노래를 즐기며 요란하게 행사위주로 끝내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고난주간이나 부활절이 더 깊은 영적의미를 지니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교회 역사에 그런 절기가 있는 줄도 모른다. 그래서 고난주간 금식하며 주님의 고난에 조금이라도 동참하고자 하는 것도 없고 부활절은 지키지도 않는다.
최근에 교제 할 수 있는 SNS을 시작하게 되었다. 목적은 현지 그리스도인들과 사역자들에게 영적으로 유익한 내용을 전파하기 위함이다. 캄보디아인 대부분이 이것에 푹 빠져있다. 그래서 그 점을 이용하면 어떨까 하여 매일 머릿속에 떠오르는 데로 영적으로 유익한 내용을 작성하여 올리는데, 예상외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공부한 크메르어가 유용하게 쓰임을 받고 있다.
어떤 사람은 내가 자국의 목사인줄 알았다가 한국인이라고 하니 놀라기도 한다. 그런데 이들은 책이 거의 없어 글을 읽는 훈련이 안 되어 있다. 전도사 마이도 조언하기를 긴 글은 귀찮아서 읽기 싫어 할 거라고 하였다. 그런데 갈수로 관심 있게 나의 글을 읽는 독자가 늘어나고 있다. 주로 고난의 의미와, 정결케 하기 위하여 연단하시는 하나님의 섭리에 대해서 폭넓은 주제를 채택하여 글을 올렸더니 조회 수가 다른 때보다 증가 하고 있다. 이러한 글들이 무지로 인하여 잠자는 이들의 영혼을 깨우는 일이 아닌가 싶다. 사실 이들이 지금까지 교회를 다녀도 생전 들어 보지 못한 내용이었을 것이다.
이들도 하나님의 사랑하시는 자녀로 천국에 가야하기에 알게 모르게 고난을 당한다. 그렇지만 내가 왜 고난을 당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쾌한 성경적 대답을 듣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다 갈증을 느끼고 있는 메마른 광야에서 시원한 생수가 공급되는 것처럼 고난당하는 이유를 명쾌히 알려주니, 다시 믿음의 확신과 기쁨과 새 힘이 솟아올랐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위로와 힘을 얻었다고 고맙다는 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한다.
비록 예수님을 믿고 성령체험도 했지만 막상 고난이 찾아 왔을 때는 두려움에 젖어 고민을 하게 된다. 또한 어떻게 대처해야 할 줄 모르기에 원망 불평하는 죄도 쉽게 범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 각종 죄와 싸워서 이겨야하며 그럴 때 비로소 선한 의지가 튼튼해지고, 양심을 밝게 하시는 하나님의 깊은 뜻이 있다는 고상한 진리를 조금이라도 알게 되니 고난을 대처하는 자세가 긍정적으로 변하게 되고, 기도를 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니 믿음에 확신을 갖게 된다.
매일 캄보디아어로 글을 써서 올리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하나님이 나에게 이일을 맡기셨다는 깨달음이 온다. 글들이 캄보디아의 그리스도인들과 하나님의 교회가 영적으로 더 높이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도한다.

박이삭 선교사(캄보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