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선교] 주님의 재림을 준비하는 선교사들

며칠 전 생애 처음으로 베트남 달랏으로 파송 받은 정재주 선교사님 가정에 가서 사랑의 교제를 나누게 되었다. 먼저 선교의 길로 뛰어든 선배 선교사로서 유익한 권면과 진심어린 위로와 격려를 해주기 위함이었다. 선교사들만이 겪는 어려운 고초와 힘든 사정은 선교사가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선교사는 주변 가까운 곳에 서로 의논하고 깊은 대화를 나눌 만한 선교사가 없는지라, 심적으로 어려움이 큰 것으로 알고 있었기에 몇 달 전부터 한 번 꼭 방문하겠다고 약속을 하였는데, 프놈펜에서 이런 저런 일들 때문에 엄두를 못 내다가 몸 상태가 썩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강행군을 결심하고 출발하였다.

베트남이 캄보디아의 이웃 나라이긴 하지만 육로를 이용할 경우에는 버스로 프놈펜에서 호치민까지 국경을 넘어 6시간이상 달려가야 하고, 호치민에서 달랏시까지는 도로가 정체가 되면 족히 8시간 이상도 걸린다고 하였다. 하루 종일 좋지도 않은 도로에 차만 타고 가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이 되어 호치민까지는 버스로 가되, 호치민에서 달랏까지는 마침 베트남 국내선 비행기가 있기에 그 편을 이용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비행기가 달랏 공항에 도착할 즈음에 갑자기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아서 다시 호치민 공항으로 회항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호치민 공항의 활주로 위의 기내에서 두 시간이나 대기하고 있다가 다시 출발하여 결국 밤 9시 넘어서 달랏에 도착하였다. 마중 나온 이순희 선교사님과 반갑게 조우를 하고, 11시가 넘어서 숙소로 들어가게 되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달랏은 해발 1600미터의 고원 지대에 위치하고 있어서, 기상이 갑자기 예측할 수 없이 변하여 비행기가 회항하거나 연착하는 것은 다반사라 하였다. 달랏의 기후나 환경은 산악 지대라서 한국의 늦가을 날씨 같이 아주 시원하고 주변이 산으로 둘러 쌓여있다. 소나무가 울창하게 솟아있어서 흡사 한국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국내외에서 관광객들이 많이 몰려온다고 한다.

베트남의 현 상황은 공산당이 집권하고 있는 나라여서 기독교를 핍박하고 외국인 선교사가 와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 공안에게 발각되면, 즉시 십만 달러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만약 벌금을 내지 못할 경우에는 감옥에 구금될 수도 있고, 그 이후에는 추방을 당하게 된다고 한다. 정부의 허가를 받은 교회나 성당이 있긴 하지만 사실상 영적으로 거의 죽어있는 상태이다. 설교를 하기 전에는 반드시 원고를 미리 공안에게 제출해서 사전검열을 받아야 되고, 예배 상황도 영상 녹화를 해서 감시를 한다고 한다. 그 설교의 내용이 어떠할지 가히 짐작이 된다. 거기에다가 매달 세금조로 미화 오백 불 정도의 돈을 공안에게 내야 된다고 하니 사실상 헌금으로 공안들 좋은 일만 시키는 셈이다. 그래서 정부의 허가를 받은 교회들은 자체적으로 세금을 낼 능력이 없다보니 호치민시의 한인교회에서 지원을 해주고 있다는 소식도 듣게 되었다. 베트남인들의 평균소득 수준을 감안하면 그런 세금은 고액인 셈이다.

공개적으로 드러내 놓고 신앙생활을 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나라다. 그러면서도 그리스도교를 제외한 불교나 토속 미신종교 활동은 전혀 통제하지 않는 것을 보면 하나님을 대적하는 마귀의 궤계임을 보게 된다. 또한 너무 악랄하고 마귀가 만들어 낸 공산주의 사상의 악함이 느껴진다. 그래도 현재 월남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은밀하게 모여서 순수하게 예배를 드리는 지하교회 그리스도인들이 꽤 많다고 한다.

이번 방문 때 달랏시 주변의 외진 산속에 위치한 한 베트남 교회도 방문하게 되었다. 그 교회의 목사가 다행히 영어를 할 줄 알기에 몇 마디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교제를 하는 중 그분의 가치가 한층 귀하게 느껴졌다. 마치 쓰레기통 속에서 다이아몬드를 발견한 듯 했다. 마음에 깊은 감동이 되어 선교사들이 바로 이런 분들을 후원하고 도와주어야 되지 않겠나 싶어서 어렵게 살아가시는 그분에게 위로의 헌금도 드리고 돌아왔다. 또한 앞으로도 기회가 주어지면 지속적으로 도와야겠다고 결심도 하였다.

베트남 방문을 통하여 한국이 얼마나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을 많이 받은 나라인가를 더더욱 실감하게 되었다. 너무 자유스럽고 부족함이 없다보니 오히려 세속의 안락함에 푹 빠져 주님의 재림에 대한 소식이 부담스러울 만큼 편안함을 추구하는 한국의 교회들을 생각하면 사실 이곳보다 한국교회가 걱정이 더 된다.

이틀을 머물면서 오후에는 잠깐 이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볼 겸, 먼 이국의 낯 설은 동네의 골목길을 홀로 거니는데 갑자기 묘한 감정이 들었다. 선교사들은 왜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낯선 곳에 와서 이방인의 신분으로 불편함을 감수하고 살아가는 것일까. 그러자 주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이 천국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거 되기 위하여 온 세상에 전파 되리니 그제야 끝이 오리라.” 성령님께서 지금 하고 있는 선교 사역들이 주님의 재림을 앞당기고 준비를 하는 것임을 깨닫게 해주시고 위로를 해주셨다.

선교사들은 주님의 재림을 준비하는 자들이다. 캄보디아에서나 베트남에서나 우리의 사명은 복음을 전파하므로 주님이 속히 오시도록 예비하고 준비하는 것이다. 이 세상은 민주국가이건 공산국가이건 불교국가이건 무슬림이건 창조주 하나님을 훼방하고 대적하는 일에 대해서는 모두가 마귀와 뜻을 같이 하며 같은 길인 멸망의 길로 걸어가고 있다. 다만 하나님은 각 나라마다 그 중의 예정된 백성을 복음을 통하여 마치 목자가 자기 양을 불러내는 것처럼 구원하시고 거룩하게 하셔서 천국 곳간에 추수할 준비를 하고 계신다. 어서 속히 주님의 나라가 이르러 불행이 없고 주님이 직접 통치하시는 기쁨의 나라에서 살 수 있길 소망해 본다. “아멘 주 예수여, 어서 오시옵소서.”

박용환 선교사(캄보디아 프놈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