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선교] 복 받은 삥뽕 마을 사람들

캄보디아에 아직도 교회가 없는 마을이 많다. 오지의 깊은 곳 또는 주변국과 접한 먼 국경선 근처에 산발적으로 박혀있는 마을들 가운데 아직 선교사들의 발길이 미치지 못했다. 캄보디아의 전국 복음화율은 2%를 넘기지 못한다. 마치 큰 뱀처럼 꽈리를 틀고 있는 사단같이 전통적 불교숭배와 무지가 요지부동의 자세로 저들을 꽉 붙들어 매고 있는 까닭이다. 최근에는 이슬람 세력까지 들어와 훼방을 놓고 있다. 이점을 생각하면 한 마을에 교회가 하나 세워져 복음의 빛이 비치는 것은 큰 축복이다. 그래서 선교는 마치 이스라엘의 용사들이 우상을 섬겼던 가나안 일곱 족속을 몰아내는 것처럼 흑암을 몰아내는 빛과 어두움의 전투라고 말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더 많은 기도가 필요하다.

삥뽕 마을에 교회를 개척하기 전 마땅한 지역을 찾기 위해 많은 마을을 찾아다니며 탐방했다. 혹시 다른 선교사가 미리 와서 세운 교회는 없는지 알아보기도 하고, 교회를 세울 수 있는 조건을 신중하게 따져 보기도 했다. 캄보디아에서는 간혹 한국 선교사들끼리 선교지역을 놓고 분쟁이 일곤 한다. 먼저 온 선교사가 이미 교회를 세웠는데 이를 미처 알지 못한 다른 선교사에 의해 가까운 거리에 교회가 건축되어 한인 선교사회에 중재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었다.

처음에는 삥뽕 마을에 교회를 건축하기를 주저했다. 그리 큰 마을이 아니기 때문이다. 좀 더 큰 단위의 마을이 없을까 싶어 찾아봤지만 결국은 삥뽕에 건축을 하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이곳에 교회를 세우도록 몰아세우셨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삥뽕 마을에서 택하실 영혼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비록 지극히 작은 마을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섭리아래 교회가 세워져 한 영혼, 한 가정이라도 구원받고 믿음이 자라난다면 그것은 성공이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주님께서 한 영혼은 천하보다 귀하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가끔 물질의 가치와 영혼의 가치를 혼동하는 경향이 있다. 나도 삥뽕 마을에 돈과 물질을 투자해 교회를 세웠을 때, 과연 그 가치에 걸맞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저울질해보니 주저하는 마음이 있었다.

최근 예배당 옆에 전도사 사택을 증축했다. 2층 콘크리트 슬라브 지붕을 쳐 튼튼하게 지었다. 1층은 창고와 준비실 및 교육관으로 사용 중이고 2층이 사택이다. 그런데 공사에 당초 예산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이 들어갔다. 또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공사를 돕다 허리를 다쳐 한 달이 넘게 고생했다. 건축 과정에서 돈이 예상보다 더 들어가니 이런 작은 마을에 너무 과하게 투자하는 것 아닌가하는 부정적 마음도 들었다. 그러나 우리도 언젠가는 이들 곁을 떠날 것이다.

먼 훗날을 생각하며 양육한 제자 사역자가 좀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생활하며 힘을 다하여 교회를 돌보고 섬길 것을 기대하며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현지인 전도사 마이도 카톡으로 사랑에 감사하며 자신은 일평생 이 백성을 하나님께로 인도하며 하나님과 교회를 끝까지 잘 섬기겠노라고 말해 감사했다.

자신들을 위해 기도하는 교회가 세워지고, 그들의 자녀들이 하나님 말씀을 배우고, 구원을 받았을 뿐 아니라 삶의 질이 개선되고 발전할 수 있게 된 삥뽕 마을 사람들은 복을 받았음이 분명하다.

나 자신에게 질문을 해본 적이 있다. ‘내가 만약 예수님을 모르고 구원받지 못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러나 나에게 그 질문은 이제 의미가 없다.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로 이미 구원의 축복을 받았기 때문이다. 내가 받은 구원의 축복이 얼마나 귀한 것인 줄 알기에 더욱 주님께 충성하기 원한다. 그리고 내게 임한 구원의 축복이 주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이들에게도 동일하게 베풀어지는 것을 보며 감사할 따름이다.

예수님을 믿고 구원받기 이전의 삶은 한 마디로 무지와 깊은 흑암 그 자체다. 그러나 이제 삥뽕 마을은 무지와 흑암의 세력이 지배했던 어둠에 속한 땅이 아니다. 우리의 선교사역을 통해 예수님의 밝은 빛이 이곳의 어둠을 쫓아내고 있다. 빛과 진리를 선포하는 교회가 세워지면 예배를 통해 들은 말씀에 무지를 깨우치며 삶의 지혜를 얻게 된다. 그래서 그분을 깊이 알아가고, 구원의 복을 주신 은혜에 감사하고, 전도하는 고귀한 역사가 일어난다.

주님, 삥뽕 마을의 무지했던 모든 사람이 이 복된 교회로 나와 예배 가운데 주님의 사랑을 깨닫고 감사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날마다 교회가 새롭게 부흥하게 하소서!”

 

박이삭 선교사(캄보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