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 기치를 들자


사도행전은 사도들의 행전 아니면 성령행전이라 하기도 한다. 사도행전 1장에 보면 사도들이 마가의 다락방에 모여 기도에 힘쓸 때 강력한 성령의 불이 임했다. 이에 사도들은 하나님의 큰 능력을 받아 외칠 때마다 삼천 명, 오천 명씩 회개하는 역사가 일어나는 대 결실을 가져오게 되었다.
그러나 반면 사도행전 4장에 보면 성전미문에서 앉은뱅이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일으켜 세우는 사건이 일어나자 큰 핍박과 고통도 함께 따랐다. 사실 사도들이 한 일은 하나님께서 보실 때 너무나 당연한 일이요, 하나님 중심적인 일이였다. 하지만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혼란과 불의와 핍박으로 연결되었다.
오늘날 교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바른 말, 바른 진리를 증거하면 오히려 잘못되었다는 사람들의 비방과 비난이 빗발치듯 날아온다. 사람들은 그러한 것들이 무서워 오히려 마음이 움츠려들기도 하고, 할 말을 못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그들과 함께 잘못된 진리에 휩쓸리기도 한다. 한마디로 핍박은 안 받고, 좋지 않은 소리는 안 듣고, 괴로운 일은 당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지배적이다. 어떻게 하면 사람 앞에 좀 더 잘 보여 볼까 하는 생각이 사람들의 내면에 깊이 깔려 있다. 적당히 타협하면서 서로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고 안일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팽배해 있는 것이다.
16세기의 종교 개혁자 마틴 루터는 진리를 왜곡 시키는 면죄부 사건을 보면서 하나님의 마음을 느꼈다. 마치 모압 여인들과 음행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단창으로 배를 뚫어 과감하게 처단하였던 비느하스처럼 말이다.(민25:11)
당시 지도자들은 마틴 루터에게 믿음으로 구원 받는다는 진리를 전하지 못하게 하고, 저술한 책은 모조리 불태우겠다고 위협하였다. 그러나 루터는 진리 앞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가톨릭의 최고 권력 층 앞에서 담대하게 그는 선포하였다.
“나는 성경과 명백한 이성에 의하여 오류라는 확신이 생기지 않는 한 지금까지 의지하여 온 성경에 의해 계속 확신을 가지며, 나의 양심은 하나님의 말씀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취소할 수 없고 또한 취소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양심을 거슬러 행동하는 것은 우리들에게 안전한 일도 아니요 솔직한 일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나는 여기 서 있습니다. 나는 다르게 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여 나를 도우소서. 아멘.”
그에게는 죽음에도 이를 수 있는 파문이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기에 그들 앞에서 조금도 타협하거나 비굴해지지 않았다. 오직 왜곡된 진리가 바로 세워지는 것이 그의 간절한 바램이었다.
사도들 역시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전하자, 이스라엘 최고 권력층인 산헤드린 공의회의 강력한 제재가 들어왔다. 그러나 그들은 “사람보다 하나님을 순종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하면서 뒤로 물러서지 않았다. 언제나 그들은 사람보다는 진리 편에 섰고, 진리를 위해 용감하게 싸워 나갔다.
오늘날과 같이 진리가 흐리고 영적으로 혼탁한 세대에 이와 같은 영적 지도자들이 요구된다. 주님께서 오실 때가 심히도 임박하지 않는가? 성경에는 마지막 때에 주님께서 연단을 받아 익은 열매가 된 성도들을 추수하시기 위해 오신다고 하셨다.
오늘날 많은 영적 지도자들이 증거해야 할 진리는 바로 이러한 연단을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으로 익은 열매가 된 성도가 휴거된다는 것, 휴거되지 못한 성도들은 대환난을 통과하여 두 번째, 세 번째 익은 열매가 되어야만 추수된다는 진리를 증거하여야 한다. 그러나 아직도 이 땅에 축복을 받고 자손만대 복을 받는 것이 믿음의 전부라는 말씀을 증거하는 추세이다. 믿음만능주의·기복주의·물질만능주의 등이 교회 안에 너무나 팽배해 있다. 연단 받아 정결케 된다는 진리는 외면당하고, 부담스러운 말씀이 되어 버렸다.
하나님은 각 시대 시대마다 장성한 믿음을 가지신 성화된 성도들을 세우셔서 교회의 부패를 쇄신해 나가셨다. 지금은 예수님이 오실 때가 심히도 가까운 말세지말이다. 추수할 것은 많되 하나님이 원하시는 참된 일꾼이 너무나도 부족한 때이다.
사람의 눈치 안보고, 인간의 사슬이 아닌, 권력과 명예 앞에 무릎 꿇지 않는 참된 진리를 선포할 일꾼을 주님은 찾고 계시다. 빛과 어둠, 영적 행실과 육적 행실을 바르고 밝게 정확하게 분별할 수 있는 빛된 진리를 증거해야 한다. 그래서 바른 영적인 가치관을 확립해주고, 익은 열매를 목표로 해서 열심히 달려가도록 성도들을 옳은 길로 인도해주어야 한다.
훗날 적그리스도 앞에서도 담대히 진리를 증거하며, 거룩한 피를 흘릴 순교자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지금부터 준비하는 자만이 쓰임 받을 것이다. 순간순간 정욕을 십자가에 철저히 못 박으며,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훈련을 잘 받은 사람만이 대환난 때 진리를 배반하지 않을 수 있다.
이사야 선지자처럼, 숱한 고난 앞에서도 진리를 전하지 않으면 마음이 불붙는 듯 하여 견딜 수 없다고 하였던 예레미야 선지자처럼, 진리를 위해 싸울 참된 일꾼은 어디에 있는가?
“하나님, 진리를 위해 담대히 싸우며 나갈 일꾼들을 보내주소서. 제단 숯불 내 입술에 대니 어찌 주저할까, 주여 나를 보내주소서!”
이정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