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 리셋reset 되어야 한다
한국교회의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교회가 리셋(reset)되어야 한다.’는 소리가 자주 들려온다. 이제는 위기를 기회삼아 한국교회가 재정립하고 새롭게 변화할 때임을 자각하는 것이다.
  
잃어버린 경건
“코로나 펜데믹 시대에 성령님은 세상과 교회를 다시 세팅하고 계십니다. 달라져야 합니다.” 김승욱(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 회장) 목사는 지난 13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의 연합에 대해 고민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하나님이 개교회 중심에서 공교회 중심으로 전환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나만 잘되면 된다는 의식이 강했는데 이제는 모두 함께 살지 않으면 모두 죽는 시대가 되었다.”
그간 교회는 교파, 교권 다툼으로 사분오열했다. 지금까지 무수히 연합을 외쳤지만 별반 소득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내 교회만 잘된다고 해서 되지 않는다. 세상은 모든 교회를 적폐로 여기며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형으로는 화려하고 장엄한 대형 교회가 많아졌지만, 경건의 능력을 상실한 교회에 실망한 많은 성도가 교회에 등을 돌렸고, 심지어 교회를 몹쓸 집단으로 겁박하며 바라보는 세상의 눈은 차갑기만 하다. 하나님께서 강제로 성찰의 시간을 가지게 하신 것이 아닌가 싶다.
사도바울은 일찍이 말세가 되면 교회가 타락하여 고통받는 때가 이른다고 했다(딤후3:1). 사람들은 자기를 사랑하고, 돈을 끔찍이 사랑하고, 교만이 하늘을 찌르고, 서로를 참소하고, 절제하지 못하고 사납고, 쾌락을 하나님보다 더 사랑한다고 했다. 실제로 한동안 교회 안의 성적 타락과 분쟁이 끊이질 않아 언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는 교회가 세상의 역습을 당하기 직전의 모습이었다. 성화라는 신앙의 목표를 잃어버린 교회가 세속화되었기 때문에 겪게 되는 현실이요 그 결말이다. 사도바울은 말세 교회의 타락을 예견해서인지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은 부인하는 자들에게서 네가 돌아서라’(딤후3:5)고 일갈하셨다.

 
 
전부 리셋하라
지금 전 지구적 차원에서 리셋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미증유의 사태를 경험하고 있다. 지구상 70억 인구 가운데 무려 40억에 달하는 사람들이 이전의 삶과 단절되어 일종의 격리상태로 살아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아무리 대처를 잘해도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에서 죽은 미군 병사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사망할 것이라 한다. 비록 방역에 성공하더라도 우리는 더 이상 이전과 같은 생활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전 세계의 학교와 교회와 성당과 사찰이 닫혔고, 서로를 불신하는 마스크만이 생활공간을 지배하고 있다. 부자도 유명인사도 강대국 총리도 감염 위험을 피해 가지 못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 바이러스는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해낸 것이다.
코로나19를 통해 지구 전체를 뒤흔들고 계신 주체는 누구일까? 그것은 이 땅을 흔드는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다. 이번에는 바이러스지만 다음에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하나님은 참새 한 마리도 그냥 떨어지지 않게 하시는 분이 아닌가.
1975년 퓰리처상을 받은 작가 애니 딜러드(Annie Dillard)는 말했다. “우리는 모두 헬멧을 써야 한다, 안내를 맡은 사람은 구명조끼와 비상용 신호탄을 나눠주어야 한다. 우리는 예배당 의자에서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야 한다. 주무시던 하나님이 언젠가 잠에서 깨어 분노하시고, 우리를 절대로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끌고 가실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의 말대로 잠잠히 인내하시던 하나님이 분연히 일어나 분노하여 흔드시는 것 같다. 하나님의 흔드심에 대한 경고와 기록은 성경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역사적, 교회사적으로 하나님은 죄악이 관영한 세상을 리셋하기 위해 흔들곤 하셨다. 하나님이 이 세상을 흔드는 이유는 하나님을 대적하는 타락한 세상 문화와 글로벌적인 동성애와 동성결혼 합법화, 종교 다원주의, 그리고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가 심히 부패하고 본질에서 너무 멀리 벗어났기 때문이리라.
지금 우리는 그동안의 삶과 사고를 지탱해왔던 모든 것들을 재정립해야 한다. 우리는 모든 것을 지우고 리셋을 해야만 하는 시기를 살고 있다. 하나님은 우리가 자원하여 리셋하기를 기다리셨지만 도리어 더 방종하고 타락하여, 지금 강제로 리셋을 강요받고 있다. 각종 범죄와 폭력, 오만, 우상숭배, 물질주의, 기복주의, 성공주의 등 바이러스 하나에도 흔들려버리는 모든 초라한 잡동사니들을 치우고 거기에 하나님의 견고한 터를 세우려 하시는 것이다.
사도바울은 애제자 디모데에게 교훈하기를 ‘네가 진리의 말씀으로 옳게 분별하며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군으로 인정받은 자로서 자신을 하나님 앞에 드리기를 힘쓰라’(딤후2:15)고 하셨다. 그렇다. 지금 우리는 목회자나 성도들이나 모두 하나님 앞에 너무 부끄러운 모습이 아닌가. 하나님은 이제 회개하고 다시 리셋하라고 하신다.

 
 
새 출발하라
코로나 사태가 종식된 이후에도 한국교회는 많은 변화를 겪을 것이다. 결코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이제 우리의 모든 기존 사상과 행실을 과감히 바꿔야 한다. 한국교회는 생존 차원에서라도 반드시 리셋해야 한다. 세상 누룩이 전혀 섞이지 않은 순수한 하나님의 말씀, 거룩한 진리의 필터로 걸러서 교회를 오염시킨 마귀적, 세상적, 정욕적인 모든 것들을 제거해야 한다. 우리를 리셋하기 위해 하나님의 밝은 빛과 순수한 무교병의 진리가 충만한 곳을 찾아야 하고 구하는 자에게 주님은 인도해주실 것이다.
예수님은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의 누룩을 주의하라’고 하셨기에, 12사도들에게 주신 초대교회의 원초적인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것만이 한국교회가 살 길이다. 선한 명분으로 가장한 유명세 붙은 사상, 신학을 초월하여 하나님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
지금은 하나님을 깊이 묵상해야 할 때이다. 리셋을 한 뒤 우리가 새 출발점으로 삼아야 할 기초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기 때문이다. ‘자다가 깰 때가 벌써 되었다. 밤이 깊고 낮이 가까웠으니 우리가 어둠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어야 하리라’(롬13:11,12). 깊은 성찰과 통회자복 하는 가운데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는 준엄한 메시지를 듣자. 우리가 누구인지(세상과 구별된 삶, 빛과 소금된 그리스도인) 생각하며, 마귀와 세상과 역경을 넉넉히 이길 수 있는 리셋된 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이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