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려 깊은 행실
아켈라오 교부의 교훈

“사랑은 자기의 유익을 구치 아니하며”(고전13:4-5).
 
세 원로가 하루는 아켈레오 교부를 찾아왔다. 그 중의 한 원로는 평판이 좋지 않았는데, 다른 한 원로가 교부에게 말했다. “사부님, 낚시하러 가게 그물을 하나 만들어 주십시오.” “그렇게 할 수 없어요.” 교부의 대답에, 또 다른 원로가 청했다. “그렇게 해 주세요. 수도원에서 우리가 사부님을 기억할 수 있게 말입니다.” “지금은 시간이 없습니다.”
그때 평판이 나쁜 원로가 그에게 말했다. “사부님, 제게 그물을 하나 만들어 주십시오. 당신 손의 축복을 제가 받을 수 있도록 말입니다.” 교부는 그에게 즉시 대답했다. “그러지요. 당신에게 하나 만들어 드리리다.” 먼저 청했다가 거절당했던 두 원로는 아켈레오 교부를 따로 만나 그에게 말했다.
“그가 말했을 땐 그걸 만들어 주겠다고 하고, 우리가 청했을 땐 들어주지 않았으니 어인 까닭이십니까?”
“내가 여러분에게 거절한 것은 시간이 없었기도 하거니와 여러분이 제 거절 때문에 비통해하진 않으리란 걸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형제는 내가 그걸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다면 그는 이렇게 말했을 것입니다. ‘그 어른은 내 나쁜 평판을 듣고, 그 때문에 내게 그물을 만들어주려 하지 않았던 거야.’ 그래서 저는 즉시 필요한 줄을 자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그가 비탄에 빠지지 않도록 함으로써 그 영혼을 튼튼하게 해 준 것입니다.”
감정이나 혈연이나 지연이 아닌 한 영혼이라도 진심으로 아끼며 비탄에 빠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피는 배려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난장이 교부의 덕행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아무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마16:24).
원로들이 하루는 스케테에 갔는데, 그 중에는 난장이 요한 교부도 있었다. 그들이 식탁에 앉았을 때, 존경할 만한 사제가 일어서서 모두에게 마실 물을 주었다. 받으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건만, 유독 그 요한 교부만 물을 받자 다른 원로들은 놀라워하며 그에게 말하는 것이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소? 우리 중에서 나이가 제일 적은 그대가 감히 그 훌륭한 어르신네의 시중을 받다니?” 그의 대답은 이러했다. “내가 일어서서 물을 줄 때, 모든 이가 그걸 받아 마시는 걸 보면 기뻐집니다. 상급을 받을 테니 말이지요. 그래서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나는 방금 그 물을 받았습니다. 우리에게 시중들기 위해 서 계셨던 그 분도, 시중을 받으려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음을 슬퍼하지 말고, 당신의 상급을 받으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 말을 들으면서 모든 이들이 그의 사려 깊음에 감탄했다.
나의 평판보다 진실한 섬김과 사려 깊음은 상대방을 향한 존경과 사랑과 긍휼과 겸손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