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보디아 선교] 캄보디아에 부는 세속의 열풍

요즘 프놈펜 거리에 눈에 두드러지게 많이 띄는 것이 커피 전문점이다. 태국 같은 인근 국가에서 진출한 커피 전문점들이 길목마다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심지어는 스타벅스 같은 커피 전문점도 벌써 들어왔다. 가게 안을 들여다보면 빈자리가 없을 만큼 사람들로 꽉 채워져 있다. 문 앞에는 수십 대의 오토바이가 주차되어 있다. 주 고객층은 젊은이들이다.

온 지구촌에 불어 닥친 인터넷과 스마트폰 열풍은 캄보디아도 이미 잠식했다. 대중이 모여 휴식을 취하는 장소, 커피 전문점 등 사람들이 앉아 있는 곳마다 하나같이 스마트폰에 눈을 박고 있는 모습이 캄보디아의 신()풍속도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매력에 중독되어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점점 늘어간다. 이렇게 빠르게 변화되어가는 캄보디아에서 앞으로 복음을 전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길거리로 나가면 매장마다 수입한 중고 스마트폰을 유리 상자 속에 가득 진열하고 있다. 주 수입처는 한국이다. 월급을 모아 목돈을 마련하면 제일 먼저 구입하는 것이 스마트폰이다. 비록 중고지만 개의치 않는다. 스마트폰이 그들의 마음과 관심을 다 빼앗아 가고 있다.

스마트폰을 구입한 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페이스북 계정 만들기, 그리고 멋진 포즈로 사진 찍어 올리기다. 그런 사진들을 들여다보면 조금은 촌스럽기도 하지만 그들은 그런 취미에 빠져 열광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사람은 모두 페이스북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프놈펜에서 예배를 드렸던 청년들도 모두 페이스북을 하는데, 수시로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려놓는다. 나는 페이스북을 하지 않지만 가끔 메일을 열어 그들의 사진을 보면 영적 상태를 한순간에 알아차릴 수 있다.

한 여학생은 프놈펜 강변 점치는 사당에서 조화(造花)와 음식, 향불을 피워 놓은 제사상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올려놓았다. 새로 구입한 오토바이의 의자 위에 촛불을 피워 놓고 무사고를 기원하는 사진도 있었다. 나는 즉시 문자를 보내 예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런 곳에 가거나 그런 행동을 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는다.”고 책망했다. ‘자신은 단지 놀러 갔을 뿐이라는 답장이 왔다. 기독교인이라 해도 영적 가치관이 분명하지 못하고 우상숭배 문화 속에서 자라 왔기에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것이다.

농경문화가 주류였던 캄보디아는 폴 포트 공산 독재 치하에서 정서적인 모든 것이 파괴되었다. 역사적으로도 정신적, 도덕적 가치관이 매우 빈약하다. 급속히 들어온 외부 문명을 받아들일 준비도 전혀 되어 있지 않다. 장사꾼들이 들여온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이들에게는 그저 신기하게 보였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인터넷의 오락성에 너무나 쉽게 중독되어가고 있다. 실제로 길거리 옆에 세워 놓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 대형광고는 신비함이란 슬로건으로 이들을 유혹하고 있다.

마약 역시 캄보디아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마약을 하다 경찰서에 끌려온 청소년들의 사진이 뉴스를 볼 때마다 빠지지 않고 나온다. 성적 문란과 동성애 역시 그들의 영혼을 파괴하고 있다. 이런 범죄들은 현대 인터넷의 부정적 여파이다. 착하고 좋은 것보다 나쁜 것이 쉽게 전달되는, 마귀가 역사하는 문명이다.

시골이라 해서 예외는 아니다. 얼마 전 주일학교 학생 하나가 삥뽕교회 건물 뒤쪽에서 마약을 흡입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전도사에게 알려왔다. 한 번은 기도회 중 어떤 남성이 자신의 조카가 마약을 하지 않게 해달라는 기도 제목을 내놓았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런 기도제목을 내놓은 자신도 마약에 중독되어 있었다. 오락성이 가득한 문명의 도구에 영혼들의 눈과 마음이 점령당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위기감이 몰려온다. 빈곤 국가의 사회적 질병인 마약, 알콜 등 여러 중독으로부터 캄보디아를 건질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오직 주님의 성령의 능력이 캄보디아 땅위에 충만히 임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박이삭 선교사(캄보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