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부는 바람


봄에 부는 바람은 세차지만 어딘가 정겨움이 있다. 아지랑이를 품은 꿈이 담긴 까닭이다. 때로는 모래 먼지로 인해 눈이 아프기도 하지만 그래도 봄바람은 싫지 않다. 겨우내 움츠렸던 마음들이 시원한 바람으로 화들짝 놀라고, 흔드시는 주인의 손길을 느끼며 일어난다. 나무의 조직들이 그렇고, 땅에 묻힌 씨앗들이 그렇다. 종달새가 따스한 햇살을 타고 올라 하늘 높이 지저귀면 만물은 기지개를 켜며 보금자리를 준비하는 것이다. 여름이 오고 풍성한 삶이 예고되는 봄바람은 그래서 어디서나 정답다.

하지만 점점 더 악해가는 시대에 부는 바람은 염려가 많다. 온갖 중금속이 함유된 중국의 황사와 가깝고도 먼 일본에서 날아온 방사능이 실린 바람은 그렇게 반갑진 않다. 그 속엔 억눌린 절규가 있고, 한순간에 무너진 번영의 탄식이 서려있다. 비가 되어 떨어지는 방울마다 눈물과 슬픔이 담겨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 후유증을 걱정하고 있는데, 지진은 아직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이제 시작인지도 모른다.

“천사가 대답하여 이르되 이는 하늘의 네 바람인데 온 세상의 주 앞에 서 있다가 나가는 것이라 하더라”(슥6:5). 스가랴 선지자는 하늘의 이상을 보며 장차 다가올 환난의 바람에 대해 기록했다. 전쟁의 바람, 흉년의 바람, 공의의 바람, 사망의 바람. 사도 바울도, 요한 사도도 천사들로 인해 지금은 막고 있는 대환난의 바람에 대해 기록하였다. 그날에는 지진과 온역 등이 빈번할 것이요, 땅과 바다가 오염되고 각종의 자연 재해들이 발생해 흉년으로 물가는 폭등하고, 사람들의 사랑이 식어져 전쟁으로 서로 죽이고 가두는 일들이 가득할 것이라 하였다.

그러나 역시 이것도 세찬 봄바람이 만물을 깨우듯, 하나님을 잊은 영혼들을 깨우시는 하나님의 거룩한 사랑이시다. 흔드시는 일은 잠든 영혼에겐 필수적이 되어야 한다. 날벼락은 지식과 부로 인해 교만해져 잠들어버린 사람과 나라들을 기겁하여 일어나게 한다. 세계 무역센터의 파괴는 미국을 깨우고, 체르노빌의 재앙은 러시아를 깨웠다. 최대 무역 흑자국이었던 일본은 이번 일로 인해 700만개 신들의 무력함을 조금이나마 알았을 것이다. 인간이 만든 것은 초과학의 산물이던 신이던, 참 신이신 전능하신 하나님 앞에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참소망은 오직 하나님께 있다. 바람이 불면 바람을 부시는 하나님께로 나아가야 한다. 키질 속의 낱알이 사는 길은 키질하는 주인의 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봄에 부는 세찬 바람이 때때로 아프고 슬퍼도 소망을 하나님께 두는 이는 얼굴을 들어 바람을 향해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되어선 안 된다. “그들이 그 날 바람이 불 때 동산에 거니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 아담과 그의 아내가 여호와 하나님의 낯을 피하여 동산 나무 사이에 숨은지라”(창3:8).

모세처럼 시내산의 바람 속에서 말씀하시던 그분의 음성을 들어야 한다. 다시 새롭게 일어나길 바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아야 한다. 봄이다. 봄바람 앞에 서자. 바람결에 들리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자! 곧 오실 예수님을 준비하자!

박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