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치매
외할머니께서 넘어지셔서 대퇴부골절로 인해 수술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수술을 마치고 나오신 할머니가 조금 달라지셨습니다. 골절수술을 하셔서 움직이시면 안 된다고 아무리 설명을 드려도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어김없이 내려달라 고집을 부리시고, 자꾸 엉뚱한 말씀을 하십니다. 병원에서는 워낙 약하신데 수술로 인해 체력이 더 저하되어 치매증상이 나타났다면서 잘 드시고, 관심을 가져주고, 수술한 곳이 좋아지면 치매증상도 나을 거라 하셨습니다. 할머니께서는 다행히 사랑과 관심, 영양 있는 식사로 점차 호전되고 계십니다.

할머니처럼 연세가 많으셔서 치매가 발병하시기도 하지만 치매 발병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디지털화 되다 보니 점점 편한 것만 추구해 뇌세포가 제 역할을 다하지 않고 파괴되어 기억해야 할 것도 기억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편한 것을 추구해 생기는 현상입니다.

이렇게 육적인 치매뿐만 아니라 영적인 치매도 다르지 않습니다. 편한 것만을 추구한 결과입니다. 영적 건강을 위해서는 주님의 형상을 닮기 위한 영적인 진보를 끊임없이 추구하며 말씀을 따라가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나 영적인 삶이 말과 생각처럼 쉽게 되지 않다보니 점점 지쳐 스스로 영적인 것에 대한 기억을 조금씩 멀리하려 합니다.

그렇게 영적인 기억에서 멀어지면 육적인 것에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우리는 육적인 것들을 쉽게 기억하고 찾아갑니다. 육적인 것은 빠르고, 쉽고, 우리 곁에 늘 가까이 있기에 기억하려 애쓰고 노력하지 않아도 쉽게 접하기 때문입니다.

육신적인 편안함과 안락함에 취하면 영적인 삶과는 관계없이 살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태만함과 육신의 쾌락만을 좇다보면 편하고 쉬운 것을 찾게 되어 게을러지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것을 멀리하고 빨리 결과가 나타나는 것을 원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주님께 구하는 것은 육적 축복만을 구하게 됩니다. 빠르고 쉬운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같은 기복만을 찾게 되니, 영적 건강이 나빠지고 둔감해지니 영적인 것이 기억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영적 치매현상은 영적인 것을 멀리한 것이 원인이지만, 어떤 영적 지도자를 만나느냐의 영향도 큽니다. 야고보는 ‘이 세상은 잠간 보이다가 없어질 안개와 같다’( 4:14)고 말씀하셨습니다. 잠간 보이다가 없어질 세상 것만을 강조하는 목자에게 양육을 받는다면 어찌 영원한 것을 소망하며 나아갈 수 있을까요!

한 영혼을 귀히 여기고, 바른 길로 인도하는 참된 목자에겐 성도들의 영의 문제가 보이기 마련입니다. 영혼을 더 사랑하고 보듬어 어루만져주며 살아있는 능력의 말씀을 먹일 때 영적 치매 환자라도 조금씩 호전되고 치유될 것입니다. 육적인 축복만을 원하는 영적 치매에 빠져있는지 자신을 점검하고, 그렇다면 속히 돌이켜 건강한 영혼을 갖기 위해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영적인 일에 태만하다보면 누구나 영적 치매에 걸릴 수 있습니다. 영적 치매 경계 경보 발령!

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