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사랑


두 종류의 사랑

사랑에는 두 종류가 있다. 영적 사랑과 육적 사랑이다. 성경에서 사랑하라고 하시는 말씀은 영적 사랑을 의미하는 것이다. 우리가 절제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육적 사랑이다. 그런데 잘 분별하기 어렵긴 하다.

육적 사랑을 가지고 가족 친척을 대한다든가, 친구를 대한다든가, 아내나 남편 혹은 이성을 대한다든가 이런 것은 순간순간 십자가에 못 박아야 된다. 그리고 오직 빛 가운데서 살기 위하여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천국은 분명히 육적 사랑으로 사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영적 사랑을 가지고 대하려고 해야 된다. 하나님의 진리 안에서, 다른 말로 하면 주님 안에서 사랑하라는 것이다.

주님 안에는 육적인 것이 없다. 그리스도 안, () , 이렇게 안이라고 하는 곳은 바로 천국적인 사랑만 있는 곳이다. 주님 안에서 빛 가운데서 서로 사랑을 실천해야 된다. 가족 친척이라 할지라도 혈육의 정 때문에 만나기보다 전도하고, 하나님의 뜻을 전달하고, 또 하나님의 진리에 순종하기 위해 만나야 한다. 그런데 육적인 애정과 욕망을 따라 사는 사람들은 이런 것을 분별하기 어렵다. 순간순간 깨어서 하나님께 언제나 매여 있는 사람이어야만 정확하게 분별할 수 있다.

절제하는 사랑

주님을 위해서 철저하게 바치는 생활을 하고자 한다면 육적인 문제에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 세상적으로 판단할 때는 불효자식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영적 사랑을 실천하면서 하나님을 위하여 봉사하고 경건생활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육적 사랑을 순간순간 버려야 된다.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도 영적인 사랑으로 하는 것인지, 육적인 사랑으로 효도하는 것인지 구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마음속에 부모에 대한 애정과 욕망이 자리하고 있는데, 영적인 것처럼 선한 명분으로 정당화하는 경우가 많다. 혈육의 정을 가지고 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게 하기 위해 선한 명분을 만들고, 그것을 가져다가 회칠한 무덤처럼 포장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부모님을 대할 때도 언제든지 하나님의 진리 안에서 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하나님의 진리에 합당하지 않을 때는 부모님과의 관계도 용감하게 절제하고 끊을 수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이어야만 하나님께 순수한 사랑의 제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성모 마리아와 형제들이 찾아왔을 때 어머니를 특별히 대접하지 않으셨다. 따르는 이들과 특별히 구별하지 않으시고 똑같이 대하셨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을 섬기는 데 더 열심이셨다. 어머니가 오셨다는 것 때문에 마음을 빼앗기고 더 중요한 사역을 내려놓지 않으셨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누가 내 모친이며 내 형제요 자매들인가?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자들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아주 순수하고 영적인 사랑을 강조하신 것이다.

또한 큰 은혜를 받고 혈육간의 애정을 단번에 끊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후에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 부모나 그 밖의 사람들로부터 자유로워진 몸과 마음과 시간을 가지고 주님을 위해서 써야 하는데, 남은 시간을 자기중심적으로 쓰면 자칫 방종에 빠질 수 있다.

무엇보다 하나님을 더 사랑

살짝 뒤집어 쓴 선한 명분,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에게 잘 속는 경우가 대단히 많다. 그걸 어떻게 벗겨버릴 수 있을까. 스스로 깨달아서 결단을 내리고, 어떠한 희생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러한 명분으로 행한 사랑은 상급이 없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은 한 제자가 아버지를 장사하고 와서 주님을 따르겠습니다.”라고 했을 때 주님께서 죽은 자들은 죽은 자들로 장사하게 하고 너는 나를 따라오라.”고 하셨다. 육적인 애정에 매이지 말고 계속 하나님의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정 안에 있다면 마땅히 치러야 할 장사도 지내지 않고 밖으로 뛰쳐나가야 하는가? 그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럴 때는 가족들과 같이 어울려서 돌봐야 되는데, 영적인 사랑을 가지고 해야 한다. 언제나 영적인 사랑을 가지고 또 은혜와 진리로 무장하고 도와드려야 된다는 말이다. 말 한 마디를 할 때도 육적인 냄새를 풍기면서 하지 말고 영적인 말만 하려고 노력하고, 또 가족들에게 사랑과 권면의 말씀을 드릴 때도 꼭 진리를 따라서 해야 한다. 이 말을 주님께서 기뻐하실까, 이 행동을 주님께서 기뻐하실까, 이 표정을 주님께서 기뻐하실까 늘 이런 생각을 하고 자신을 돌아보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등 애정에 얽매일 수 있는 날들이 많다. 자칫 육적 사랑에 빠질 수 있는 날들이다. 평소에는 잘 절제했으면서 기념일과 주변의 반응, 세상 풍조에 밀려 마음이 육적으로 기울어지는 일도 생겨날 것이다. 그때 절제하는 사랑을 하면 하나님께서 더 좋은 관계를 허락하실 것이다. 내가 육적으로 무언가 해야만 할 것 같은 부모나 자녀, 스승에게 영적인 것들을 공급한다면 주님이 책임지고 갚아주실 것이다. 더 기도하고 더 사랑을 실천하면서 영적이지 않은 부분들을 절제하는 것도 큰 사랑이다. 하나님이 기뻐하실 사랑이다.

사랑함이란 사랑하도록 만드는 힘입니다.”라고 푸코 성자가 말하였다. 영적으로 사랑하면 그 사랑을 받는 사람도 영적인 사랑의 가치를 알고 사랑할 것이다. 육적인 것들이 가득한 세상에 살면서 영적 사랑을 실천하려면 많은 각오와 결단이 있어야 한다. 누구보다, 그 무엇보다 하나님을 더 사랑하는 일은 하나님이 하시도록 맡겨드리는 것이다. 이것 또한 하나의 사랑이다. 그 사랑에 깊이 빠져 영적인 사랑을 많이 실천하는 삶이 아름답고 복되다.

이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