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것은 흔들리면서

살아있는 것은 흔들리면서

튼튼한 줄기를 얻고

잎은 흔들려서 스스로

살아있는 몸인 것을 증명한다.

바람은 오늘도 분다.

수만의 잎은 제각기

몸을 엮는 하루를 가누고

들판의 슬픔 하나 들판의 고독 하나

들판의 고통 하나도

다른 곳에서 바람에 쓸리며

자기를 헤집고 있다.

피하지 마라

빈들에 가서 깨닫는 그것

우리가 늘 흔들리고 있음을.

 


오규원 시인

 


흔들리고 있다면 피하지 마라. 흔들림을 통해 너를 발견한 절호의 기회가 왔다. 불완전함에 떨고 있는 네 연약함을 정면으로 마주하라. 주님이 아니면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주님이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닌 가련한 너. 그 모습의 너를, 변함없이 오래 참아주시는 네 주님 앞으로 가서 오래 침묵하라. 서서히 네 빈 마음을 가득 채우시는 주님의 도우심을 보며 울게 될 것이다. 너는 지금 그 자리에 가만히 있기만 해라. 주님이 싸워주신다. 주님이 일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