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하신 옥한흠 목사가 2008년 5월 22일, 경기도 양수리수양관의 전국목회자세미나에서 이런 죄에 대하여 고백한 바 있었다. “목회자들 속에 있는 ‘독’ 때문에 ‘균형 잡힌 목회를 하지 못하는 것’이 한국 교회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목회자들 속에 들어 있는 야망, 큰 교회에의 꿈, 경쟁심, 사람 의식하기, 칭찬받고자 하는 마음… 이와 같은 독이 빠져야 한국 교회가 변화된다.”

이처럼 한국교회는 중독되었기 때문에 교회의 체질이 허약해져 오히려 세상적 가치관이 교회로 유입되는 것을 막지 못한 것이다. 믿음은 강조하면서도, 그리스도인의 특권은 강조하면서도, 세상의 복은 지나칠 정도로 강조하면서도 하늘의 복은 외면했던 것이다.

 


갈급함을 채우소서

이런 내용은 지난 데이빗 오워 박사를 통해 주님께서도 지적하신 것이다. 지금 한국교회는 말씀을 바르게 가르쳐주지 않아 성도들이 무엇을 회개할지 모르고, 참된 믿음과 말씀대로 순종하며 사는 성도를 찾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너희가 좋은 꼴을 먹는 것을 작은 일로 여기느냐 어찌하여 남은 꼴을 발로 밟았느냐 너희가 맑은 물을 마시는 것을 작은 일로 여기느냐 어찌하여 남은 물을 발로 더럽혔느냐”(겔34:18).

왜 우리의 신앙이 이다지도 나약하고, 마귀와 세상과 역경과의 싸움에서 무기력한가? 그 어디에서 우리의 영적인 갈급함을 채워줄 진리를 찾을 수 있겠는가? 우리는 영적 대각성을 절박하게 필요로 하는 가뭄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 모든 것은 목회자들이 죄와 회개를 외치지 않고, 교인들의 비위나 맞추었기 때문이다. 목회자들이 거룩을 추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신앙의 목표인 예수님을 닮는 것, 성화(聖化)되는 것, 익은 열매되는 말씀을 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결코 순수한 하나님의 말씀을 좇아 사는 성도들의 모습이 아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세상과 구별되게 만들어주는 능력 있는 말씀이 필요하다. 세상적인 유혹을 단호하게 뿌리칠 수 있도록 인도해 주는 강력한 말씀이 필요하다. 우리를 영적으로 빠르게 성화로 이끌어주는 말씀, 세상의 어둠을 몰아내고 하나님의 빛을 밝게 비춰주는 진리는 어디에 있단 말인가? 누가 이런 우리의 영적인 갈급함을 채워주랴!

 


예수님께 미치자

한국교회가 낳은 참목자였던 이용도 목사는 한 영혼을 살리고자 하는 일념으로 자신의 몸을 소진하여 하나님의 진리와 빛을 밝게 비추셨다. 집회는 대개 3-4시간씩 진행되었다. 집회 후에도 겹겹이 쌓여드는 희망자들에게 안수기도를 하고 끝나는 때가 보통 새벽 2시 경이었다. 추운 겨울인데도 겨울 셔츠, 솜저고리와 조끼까지 땀에 푹 젖었다. 그렇게 땀을 흘리고 2시가 넘어 강사방에 오면 목사님을 사모하고 따른다는 사람들이 10-30명 정도 앉아 있었다. 그들과 교제하다보면 잠시도 누워 쉬지도 못하고, 새벽 기도회를 위해 나갔다. 집회 중의 생활은 정말로 불면(不眠), 불휴(不休), 불식(不食)이었다.

또한 얼마나 청중들의 마음을 달구어주는 말씀이었던가!

“주님을 따르는 일은 다른 노릇 다 하면서 할 수는 없습니다. 다른 노릇 다 그만두고 다른 생각 다 내어버려야 주님을 따를 수 있습니다. 넥타이가 바로 메였나 거울을 몇 번이고 보는 사람의 성경책은 먼지가 푹푹 쌓이게 됩니다. 콧등에 바른 분이 닦여지지 않았나 거울을 들고 다니며 길에서까지 보는 여자의 마음에 예수님은 안 계십니다. 예배당에 와서도 저고리 뒤가 뒤집혀지지 않았나 잔등만 만지는 동안에는 그 속에 주님이 계시지 못합니다.”

“누더기를 입고 세수를 안 했으면 어떻습니까. 새 옷을 입어 곱게 차리고 옷에 정신이 빼앗겨 주님을 잊는 것보다는 마음대로 엎드리고 되는대로 뒹굴 수 있는 헌옷이 주님께는 얼마나 곱게 보이겠습니까?”

불쌍한 양들을 긍휼히 여기며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으시고, 눈물과 땀을 비 오듯이 쏟으셨지만, 정작 이 목사의 살림은 늘 가난했다. 어느 교회에서는 집회 후 여비를 넉넉히 드리는 곳도 있었다. 그러나 이 목사는 언제든지 사택에 들어서기 전에 그 돈을 구제에 다 써버렸다. 예수님의 청빈을 본받고자 했던 것이다.

“주님께서 우셨으매 나도 그 눈물의 자취를 따라 갑니다. 주님께서 탄식하셨으매 나도 탄식합니다. 오! 주님의 모든 것은 나의 모든 것입니다. 세상 영화 다 버리고 종이 되어 골고다로만 주님의 뒤를 따라 가리이다. 주님이 가시는 곳 발자국마다 눈물입니다… 아버지여 나의 혼을 빼어버리소서. 예수님께 미치기 전에는 주를 온전히 따를 수 없나이다.”

예수님께 아주 미치자고 절규하였던 불의 사자, 진리의 광인(狂人)이었던 이용도 목사는 한국에 보내신 아모스요 예레미야였다. 참으로 지금 한국교회는 이용도 목사님과 같이 오직 예수님께 미쳤던 그 영성과 진리가 필요한 시대다.

이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