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키 키우기

c1a6b8f1_bef8c0bd22.png아이가 한 살 한 살 먹어가면서 키가 자라고, 자기의 할 일을 스스로 하는 방법을 터득해 나갈 때 부모의 마음은 참 흐뭇합니다. 반면 학년은 올라가는데 키가 제대로 안 크고 성장이 더디다면, 그것만큼 부모님의 마음을 애타게 하는 것도 없을 것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영양상태가 좋기 때문에 키가 큰 아이들이 많습니다. 학부모들 사이에는 키 키우기 열풍이 불고 있을 정도입니다. 비교적 키가 작은 아이들의 부모들이 병원에서 자녀의 예상신장을 근거로 성장호르몬 주사나 다양한 한, 양약으로 자녀의 키를 1센티미터라도 크게 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아이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소리에 키 크는 기구사용과 건강보조식품은 물론 약물 투여나 키 크는 수술 등 인위적인 방법까지 동원하고 있는 것이 요즘 실태입니다.

저 또한 큰 아이가 학교 입학 할 때 이 정도면 중간정도는 되겠지 했는데, 키 번호가 앞쪽이었을 때 적잖이 실망을 했습니다. 둘째아이는 워낙 키가 작으니 1번은 따 놓은 당상이지 속으로 생각하면서 밥 먹을 때마다 “하영아! 너 학교 가서 1번 안 하려면 밥 많이 먹어야 돼.” 하였습니다.

입학식을 앞두고 아이가 조금이라도 크기를 바라는 소망에서 목사님은 하영이의 다리를 잡아당기고 저는 팔을 당겼던 일도 있었습니다. 그런 간절한 마음을 주님께서 아셨던지 하영이는 학교에서 2번이 되었고, 안도하였습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 하게도 작년에 하영이 반에 1번인 아이와 동생 그리고 엄마를 전도하게 되었습니다. 1번과 2번. 두 아이를 두고 키가 크게 해 달라고 생각날 때마다 기도를 합니다.

1번 아이의 이름은 서현인데, 그 아이의 엄마는 딸의 키를 크게 하려고 어려서부터 침도 많이 맞혔다고 합니다. 공통 관심사가 어떻게 하면 아이의 키를 크게 할 것인가 이다보니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성경에는 ‘너희 중에 누가 염려함으로 그 키를 한 자라도 더할 수 있겠느냐’(마6:27)는 말씀이 있습니다. 염려한다고 아이들의 키가 1cm가 크는 것도 아닌데, 키가 큰 아이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자연스럽게 듭니다.

자식을 키우면서 하나님의 마음을 아주 조금 알 것 같은데, 그 중의 하나가 영적으로 성장하지 않으면 마음이 얼마나 애가 타실까 하는 것입니다.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은 영양만점 영혼의 양식은 안 먹겠다고 찡얼거리고, 입에는 달지만 몸에는 백해무익한 사탕, 아이스크림, 피자, 햄버거 같은 정욕을 만족시키는 것들을 달라고 날마다 졸라대니 하나님의 마음은 아마도 속이 새까맣게 타 버리실 겁니다.

말씀을 꿀꺽꿀꺽 잘 받아먹고 그 말씀을 붙잡고 연단을 잘 받아야 영혼의 키가 쑥쑥 자라나게 됩니다(히5:13-14). 연단을 잘 받는 것이 영적으로 부요함을 누리게 하고 영혼의 키가 큰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막상 연단 받는 환경이 되면 하나님을 향해 불평하고 낙담하기 쉽습니다. 마치 광야에서 잘 투덜대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말입니다.

아이가 달란다고 사탕,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날마다 사 주는 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 것들은 먹을 때는 즐겁지만 성장에는 아무 유익이 없기 때문에 어쩌다가 한 번씩 줍니다. 자식을 사랑한다 하면서 매 한번 안 때리는 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자식이 나쁜 행동을 했을 때 매로 따끔하게 다스리는 것은 하나님도 허락하신 일입니다(잠13:24). 곁길로 빠지거나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거나 정욕의 잠에 깊이 빠져 있을 때 하나님은 매를 들어서 우리의 환경을 들볶아 마음을 연단시키십니다. 그것은 아이를 망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바르게 하기 위함입니다. 자식을 잘 되게 하려는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면, 자식은 부모를 원망하게 되고 두고두고 그 상처를 털어버리지 못합니다. 이 또한 부모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입니다.

해마다 믿음생활을 하면서 키가 커야 하는데 그렇지 않을 때 주님의 마음도 안타까우실 것입니다. 때로는 채찍질도 하시고 살살 달래기도 하시면서 영적으로 잘 달려가라고 늘 우리와 동행해 주십니다. 가다가 넘어지면, 혼자 일어날 때까지 그냥 보고만 계시기도 합니다. 그러나 마음으론 열렬히 응원하고 있는 엄마의 마음으로 하나님은 우리를 바라보고 계십니다.

우리의 영혼이 성장하는 것은 주님의 최대 관심사입니다. 우리의 관심도 영혼 성장에 있기를 소원합니다. 영혼이 잘 성장하기 위해서 영혼의 양식을 매일 매일 잘 섭취하고, 영혼을 씩씩하게 단련시키는 혹독한 불 시험도 잘 이겨내어 쑥쑥 자라나길 원합니다. 조금은 더디다 해도 간절히 소원하시는 주님의 마음을 헤아려 그 길을 포기하지 않고 자라가야 합니다. 젖만 먹는 어린아이가 아닌 단단한 음식도 먹을 줄 아는 장성한 어른이 되기까지 말입니다(엡4:13-15).

믿음의 진보를 이루기 위한 영적 훈련은 모든 면에서 유익합니다. 그것은 금생뿐 아니라 내세의 영원한 복을 가져다주기 때문입니다(딤전4:8). 믿음의 키를 키우는 열풍이 제 안에 쑥쑥 일어나길 소망해 봅니다.

이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