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

믿음을 든든하게 하는 힘은 바로 기도다. 기도할 때 우리는 두려움과 염려에서 벗어나고, 작은 필요까지 채워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하게 된다.

코리 텐 붐 여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점령 하의 네덜란드에서 유태인들을 숨겨 주었다는 이유로 나치에 체포되어 강제수용소에 수감되었다. 강제수용소에 수감된 지 2주쯤 지났을 때, 감기에 걸려 고통스러운 형편을 함께 수감된 벳시 언니에게 말했다.

언니, 어떻게 해야 해. 감기에 걸려서 콧물이 심해. 그런데 헝겊조각 하나 없어.” “기도해.” 그 말에 그냥 웃었다. 하지만 언니는 바로 그 자리에서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였다. “아버지, 코리에게 손수건을 주세요. 지금 감기에 걸려 손수건이 필요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코리 텐 붐 여사는 다시 한 번 웃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병원에서 일하는 동료 수감자였다. “받아요. 작은 선물이에요.” 봉투를 열어 보니 손수건이 들어 있었다. “왜 나에게 손수건을 주는 거죠? 제가 감기 걸린 줄 알았어요?” “아뇨. 오래된 천 조각을 얻게 돼서 손수건 몇 장을 만들었는데, 갑자기 제 마음속에 코리 텐 붐에게 주라는 음성이 들리지 뭐예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곳에서 기도의 능력이 무엇인지 경험할 수 있었다. 그리고 모든 필요를 아시고 채워주시는 전능하신 하나님의 손길이 자신의 삶 가운데 늘 머물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후 그곳에서 아버지와 언니를 잃는 큰 고통을 겪었지만, 기적적으로 수용소에서 석방된 후 전쟁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돌보았다. 그리고 전 세계를 다니며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의 메시지를 전했다.

하나님은 불가능의 해결사이시며, 우리의 모든 필요와 문제를 아시는 분이다. 하나님의 눈길은 항상 우리를 향하고 계시다. 지극히 작은 것 하나조차도 결코 소홀히 여기시는 법이 없으시다.

몇 달 전, 남편을 소파에 앉혀서 아침 식사를 먹이기 위해 들어 올리는데, 그만 심한 허리 통증으로 주저앉고 말았다. 병수발로 허리에 힘을 가하는 일이 많다 보니 늘상 허리가 좋지 않았다. 그로 인해 혼자 힘으로 안아서 남편을 소파에 앉힌다는 것은 어림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도우미 선생님이 오시는 9시 이후까지 기다렸다가 남편이 아침식사를 하게 되면 허기짐뿐만 아니라 약복용의 문제가 따랐다. 그럴 때마다 무릎을 꿇고 주님께 기도를 드리곤 하였다. “주님, 남편을 소파에 앉힐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을 보내 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평소에는 가끔 경비 아저씨께 부탁을 드리면 흔쾌히 도와주셨다. 그러나 격일 근무라 쉬는 날이 문제였다. 그런 날에는 무작정 엘리베이터를 눌러서 탑승하시는 분께 도움을 청하거나 현관출입문에 나가서 지나가시는 분께 도움을 청하기도 하였다. 바쁜 출근시간임에도 정말 한 분도 부탁을 거절한 분이 없었다. 그렇게 두 주가 지난 뒤에는 아시는 분이 출근을 하시면서 한 달간 도와주셨다. 그런데 염려와 두려움과 근심이 생겼다. 불가피하게 이러한 형편을 잘 알지 못하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이사한 곳에서도 도움의 손길을 예비해 놓고 계셨다. 이사하는 곳에 살고 계신 집사님으로부터 이미 딱한 사정을 들은 관리소장님은 직접 남편을 보더니 도움이 필요하면 주저 없이 말하라고 하셨다.

도와주겠다.’는 그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감동인지는 상상할 수조차 없을 것이다. 하늘의 하나님이 그 많고 많은 당신의 자녀 가운데 하나인 나에게 지극히 작은 것이라도 구하며 기도했을 때 응답해 주신다는 진리를 말이다. 아버지는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셔서 우리에게 귀를 기울이시고 우리 기도에 응답하신다. 하나님의 사랑이 그냥 지나칠 만큼 작은 일은 그 어느 것도 없다.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겨라 이는 그가 너희를 돌보심이라”(벧전5:7).

박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