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잔느 귀용은 이러한 영적인 과정을 겨울나무에 비유했다.

겨울이 되면 나무들은 잎사귀들을 떨어뜨리기 시작한다. 한여름의 아름답던 초록빛 옷을 빼앗긴 불쌍한 나무는 발가벗은 채 황량한 모습을 갖게 된다. 초록의 아름다운 잎사귀들 아래에 숨어 있던 온갖 종류의 불완전함과 결함은 이제 당신 앞에 충격적일 정도로 적나라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그렇다면 그 나무가 변한 것일까? 처음부터 그 모습이었다. 다만 겉을 둘러싼 잎사귀의 외면적 아름다움이 항상 존재해왔던 내면을 숨겨주었을 뿐이다. 그렇다면 겨울의 궁극적인 역할은 무엇일까? 겨울은 나무의 외면을 위축시킨다. 이를 통해 나무 깊은 곳에 있는 생명이 더 이상 쓸데없이 소진되지 않도록 돕는다. 대신 나무의 생명은 가장 깊숙한 줄기와 보이지 않는 뿌리 부분으로 모여든다. 잎사귀들이 떨어져 일그러진 나무의 실상이 드러나지만 나무는 그때 가장 생생한 생명력을 지니게 된다. 그리고는 겨울의 혹독함을 견뎌내는 든든함을 갖춘다.

은혜가 당신의 삶에 임하는 방식도 정확히 이와 같다. 하나님께서 당신을 감싸고 있던 잎사귀들을 빼앗아 가신다. 당신의 잎사귀들을 떨어뜨려 외적인 미덕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경험한다. 그분이 그렇게 하시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성품의 근원을 강하게 만드시기 위해서다. 내면 가장 깊은 곳에서 자아에 대한 절대적 포기와 멸시가 일어난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 내면의 인격은 성장한다. 내 영 아주 깊은 곳에서 하나님의 가장 고결한 작업이 쉼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영적인 겨울이 찾아올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생명은 계속 그 자리에 있다. 겨울이 와도 말이다.”

아직 나의 영적인 겨울은 끝나지 않았다. 아직 떨어뜨려야 할 잎사귀가 더 남았는지도 모른다. 지금보다도 더 처절하고 말라비틀어진 내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제 겁나지 않는다. 분명 나는 다시 세워지고 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공로 위에, 하나님의 능력으로 새롭게 서게 될 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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