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이 시작되었다

좋은 일이 우리나라에 일어나고 있다. 이제야 정말 아침의 나라가 되려나 보다. 정치의 일도, 경제의 일도 아니다. 조용하나, 그 어느 것도 막을 수 없는 도도한 흐름이 목말랐던 누군가의 내면에서 또 목마른 누군가에게로 흘러든다. 정작 필요한 일은 이것이었다.

첨단 IT 기술과 최고의 통신망으로 세계의 부러움이 되었지만, 노벨상은 아예 희귀한 나라, 세계 어디에서도 만날 수 있게 퍼져 있는 민족이지만 좋은 소식보다는 추한 소식이 압도적이고, 너도 나도 성공 신화를 꿈꾸나 사상적 기반은 빈약하기 짝이 없는 불안한 정신의 나라에 조용한 혁명이 시작된 것이다. 내면의 혁명이다. 뇌 사고체계와 정신에 닥친 충격파다.

곳곳에서 1~3년에 독서 1000독 도전이 죽순처럼 일어나고 있다.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리딩으로 리드하라”, “책수련”, “48분 기적의 독서법”.

혁명은 짓눌린 안주(安住)에 대한 매스이다. 안주가 사람을 썩게 한다. 사회의 부패에도, 정신의 부패에도 혁명은 필요하다. 안주하는 영혼은 늙는 줄 모르고 늙어버린다. 어느 단체에도 안주는 곰팡이와 같다. 스멀스멀 기어들어와 아예 주인이 되려 한다. 이 나라의 교회도 안주하고, 목자도 안주하고, 우리도 안주한다. 지쳐버린 자포자기도 부정적 안주이다. 이 모든 것에 거대한 혁명이 필요하다. 죽을 각오로 시작하는 것이 혁명이다. 더 이상은 살 수 없어 목숨을 걸고 자신을 던지는 것이 혁명의 시작이다. 인문고전이든 영성고전이든 고전의 바다에 뛰어들라.

베드로처럼 예수님을 바라보며 던진 목숨 건 투신은 그의 생애를 바꾸어 놓는다. 단기간에 몰입된 독서는 기적의 산실이 된다. 주님은 그 산실 속에 빛으로 역사하신다. 그 순간 우리의 삶은 전혀 다른 가치를 보며 전혀 다른 세계를 향해 날기 시작한다. 사는 일에만 안주하던 무수한 갈매기들 속의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처럼, 창공으로 높은 비상은 가보지 못한 더 넓은 세계로 여행을 가능케 한다. 수천 년 동안 흘러왔던 영적 거장들의 한 평생의 고뇌와 깨달음, 그리고 그들에게도 일어났던 빛나는 혁명들을 고전의 바다에서 건질 수 있다. 사람들이 그렇게 꿈꾸는 대박은 기실 이 속에 있다.

편안한 환경 속에 숨어 있거나 그저 세상의 일에만 묻혀 있는 사람은 언제라도 타인으로 대체될 수 있는 사람이다. 어느 날 내가 갑자기 부품처럼 무언가로 대체되어도 괜찮은가? 나는 없어도 되는 사람인가? 아니다! 우리는 그런 소모품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거하실 공간을 우리 안에 두시고, 우리가 하나님의 거룩한 형상으로 지어지기 원하셔서 성령을 보내사 이끄시는 하나님의 가장 값진 창조물이다.

이 풍성한 가을에 우리의 영혼 속에 부는 거대한 대 혁명의 바람에 자신을 싣자. 고전의 바다에 뛰어들자. 수많은 영적 거장들의 싱싱한 광어(光魚)들을 건지자. 안주하는 것마다 빛의 매스를 대자.

박상태